윤석열, 2시간 30분 조문
백원우는 유족 오열에 17분 조문
청와대와 검찰, 서로 상대방 의심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이었던 A 검찰 수사관 빈소를 찾았다.

A 수사관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와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지난 1일 숨진채 발견됐다.

윤 총장은 어제(2일) 오후 빈소를 찾아 2시간 30분가량 조문했다. 윤 총장과 A 수사관은 대검 중앙수사부 시절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측은 3일 A 수사관 애도 차원에서 이번 주 오·만찬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오·만찬 간담회는 참석한 분들을 기쁘게 대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격려하는 자리"라며 "평소 아끼던 수사관의 비통한 소식을 접한 지금은 도저히 그럴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백원우 전 비서관은 3일 오전 10시 37분쯤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유족은 백 전 비서관을 보자 오열했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 수사관은 청와대에서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비서관은 오전 10시 54분쯤 장례식장을 떠났다.

백 전 비서관은 '김기현 사건 첩보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느냐' '울산서 수사상황을 챙기러 특감반원을 보냈느냐' '고인과 수사 관련 최근 통화한 적 있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고 빈소를 빠져나갔다.

한편 청와대와 검찰은 서로 상대방이 A 수사관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고인이 된 A 수사관이 지난달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엔 왜 부르는지 모른다고 했으나 울산지검의 조사를 받은 직후 '앞으로 힘들어질 것 같다. 내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듯 A 수사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자신의 가족을 배려해 줄 것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긴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검찰이 별건 수사로 압박해 A 수사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 제기다.

청와대 주장에 대해 검찰은 즉각 "별건 수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반면 검찰은 청와대 압박에 의해 A 수사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보수 야권도 같은 의심을 하고 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권력의 핵심까지 연관된 범죄가 아니라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A 수사관은 유서에 '자신의 휴대폰을 초기화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지난 2일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A 수사관의 휴대전화와 자필로 작성된 유서 9장 등 유류품을 확보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청와대나 여권 인사가 전화로 A 수사관을 압박한 정황을 확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국 딸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이 불거졌을땐 여권 인사들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 논란이 불거졌었다.

경찰은 이례적인 압수수색에 반발했다. 경찰은 압수수색과 관련해 '검찰의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는 유류품 압수'라며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한 경찰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이 '하명수사' 의혹 등과 관련해 오히려 숨겨야 하는 사실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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