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제단식' 논란에 휩싸였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번엔 '황제입원' 논란에 휘말렸다. 황 대표는 어젯밤(27일) 8일째 단식하던 중 의식을 잃어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후 황 대표가 VIP 병동에 입원했으며 병원 측에 병실 2개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경득 신촌 세브란스병원 홍보팀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 측은 일반 병실을 요구했지만 입원 당시 병실이 없어 비어 있는 200 병동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200병동은 세브란스 병원 20층에 위치한 VIP병동을 뜻한다.

최 홍보팀장은 "황 대표 측이 병실 2개를 요구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1인용 일반 병실로 옮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오전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브리핑할 계획이었지만 취소했다. 병원 관계자는 "(황 대표의 상태가)위중하거나 수술을 했다면 다르겠지만 그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주치의가) 굳이 환자 진료를 중단하고 올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의식을 회복한 후 아내 최지영 씨에게 "단식장으로 다시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내 최 씨는 "그러다 진짜 죽는다"며 단식을 만류했지만 황 대표는 단식 재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남에서 "황 대표가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겼는데 긴장을 풀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눈을 뜨고 사람을 알아보지만 저혈당과 전해질 불균형 문제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지소미아 연장과 공수처·연비제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유예를 결정했지만 황 대표는 나머지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단식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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