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주한미군을 현재 2만8500명 수준에서 유지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 마련에 나섰다.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과 맞물려 거론되는 주한미군 감축설은 힘을 잃을 전망이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26일(현지시간) “2020회계연도부터 적용되는 국방수권법안(NDAA)과 관련해 주한미군 규모를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에 대한 상·하원의 이견이 없다”며 “그대로 최종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앞서 미 상원과 하원은 각각 주한미군의 감축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

다음달 20일까지 임시예산안을 편성한 미 상·하원 군사위원회는 새 국방수권법안 협상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최종 통과까지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상·하원 모두 이견이 없는 만큼 기존 내용 그대로 최종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 내에서는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과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년 개정되는 NDAA는 한 해 동안 미군 운용의 틀을 제시하는 법이다. ‘2019년 국방수권법’은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이하로 감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강행할 의지를 보였다면 6500명가량은 의회 동의 없이 감축이 가능했다. 하지만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있더라도 주한미군 감축은 불가능하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