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 데드라인 더 빨라져야"…총선 적용 선거구 획정 절차 감안해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면서 향후 법안 처리 절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회법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은 본회의에 부의된 뒤 60일 이내에 상정돼야 한다.

만약 60일 이내 상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이후 개의되는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동시에 국회법은 여야 교섭단체가 합의할 경우 이 같은 일정을 바꿀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선 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한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의 열쇠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쥔 상태다.

문 의장이 선거법 개정안과 패스트트랙에 함께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및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을 12월 3일 이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따라서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10일 이전 상정·처리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12월 17일을 선거법 개정안 처리 데드라인으로 삼고 있다.

다만,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꺼내 들면 정기국회 내 상정은 되더라도 처리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기국회 내에 결론을 못 낸다면 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 소집을 통해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할 수도 있다.

회기가 끝나면 해당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즉 무제한 토론이 종결되는 만큼 정기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이뤄졌다면 12월 임시국회에서는 표결이 가능하다.

다만 이때까지도 여야 간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당은 12월 임시국회 소집에 난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행사하지 않을 경우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선거법 개정안은 상정과 함께 표결에 부쳐질 수 있다.

이때 관건은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공조 여부다.

현재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려면 의결정족수인 148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며, 민주당(129석), 정의당(6석), 민주평화당(5석), 대안신당(10석)만으로 150석, 즉 의결정족수를 충족한다.

하지만 지역구 의석 축소 규모 등을 놓고 이들 여야 정당이 이해를 달리하면서 아직 '선거법 공조'를 구축하지는 못한 상태다.

국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법 개정에 찬성하는 당들도 세부적으로 바라는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수가 달라 합의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회의 부의' 선거법 처리 절차는…1월이 마지노선일듯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 부의 이후 60일 이내에 상정되지 못한다면 그 이후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내년 1월 25일로 '60일'이 끝나는 만큼 그 이후 첫 본회의에서 상정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를 총선에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다.

현재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은 총선에 적용되는 기본적인 '게임의 룰'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총선을 앞두고는 또 한 차례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

지금 논란이 되는 선거법 개정안이 정하는 지역구 의석 규모 등에 따라 시도별 정수를 정하는 선거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른바 '선거구 획정'을 말하는 것이다.

선거법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획정안을 총선 13개월 전에 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이에 따른 국회의 선거구 획정 시한은 총선 1년 전이다.

하지만 역대 국회는 매번 이 시한을 크게 어겨왔다.

지난 20대 총선의 경우 선거 42일 전인 2016년 3월 2일에서야, 19대 총선의 경우 44일, 18대 총선의 경우 47일을 앞두고서야 선거구가 획정됐다.

따라서 이번에도 대략 총선 40일 전까지 선거구가 획정된다고 가정하면 3월 초에는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에 앞서 약 2개월 전에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의 처리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

선거구획정위가 선거구 획정안을 제시하려면 새 선거법에 따른 검토 시간이 2개월가량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정을 역산하면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지 말지, 즉 새로운 게임의 룰을 적용할지 말지를 1월 초·중순에는 결정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에는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으로 제도의 본질이 바뀌기 때문에 총선을 치르기 위한 선거구 확정의 '데드라인'이 더 빨라져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