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을 수호하는 해군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사진)이 13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출항했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이란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강감찬함이 호르무즈 작전 임무를 추가로 맡을지 주목된다.한국형 다목적 구축함인 강감찬함은 한 달가량 항해한 뒤 현지에서 다음달 초 대조영함과 임무를 교대하고 내년 2월 중순까지 파병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30진은 강감찬함 승조원을 비롯해 해군 특수전전단(UDT) 요원으로 이뤄진 검문 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됐다.강감찬함 파병은 2010년(4진), 2012년(11진), 2014년(15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11진 파병 때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가 582일 만에 풀려난 제미니호 피랍 선원 구출·호송 작전을 완수했다. 이번엔 청해부대 파병 최초로 여군이 항공대장을 맡았다. 항공대장 양기진 소령(37)은 2014년 여군 최초로 해상작전헬기 정조종사 교육과정을 수료했다.전문가들은 소말리아 아덴만으로 향하는 강감찬함이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는 4일 안팎이 걸린다. 앞서 지난 8일 한국을 찾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필요성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에 협조를 당부했다.국방부는 “공식적인 파병 요청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밝힌 파병 압박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 한국처럼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나라들이 자국 경제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호위 연합체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의 참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에 대해 “우리 선박도 위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체 판단해서 (파병을)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작년 국회를 통과한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은 파견 인원을 ‘320명 이내’, 파견 전력을 ‘4000t급 이상의 구축함 한 척’으로 명시했다. 국방부는 국회 추가 동의 없이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파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밧줄 사고 다음 날 게재, 인신공격성 댓글 등 삭제되지 않아 공분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남성 혐오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 며칠 전 순직한 청해부대 28진 최영함 소속 최종근(22) 하사에 대한 조롱 글이 올라와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군 당국이 27일 강한 유감을 표했다.이 게시글은 청해부대 사고 다음 날인 25일 오후 11시 42분께 워마드 한 게시판에 '어제 재기한 **방패'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재기는 워마드에서 극단 선택을 뜻하는 은어로 사용된다.게시글에는 사고 당시 사진과 최 하사 영정사진이 함께 올랐다.글쓴이는 "사고 난 장면이 웃겨서 혼자 볼 수 없다"며 'ㅋㅋㅋ('크크크'의 약자로 채팅어로 웃거나 비웃는 모습을 표현한 단어)' 등을 남겼다이 게시글에는 "웃음이 터졌다(난다)"는 조롱부터 숨진 최 하사에 대한 인신공격의 댓글 15개가 이어졌다.게시글은 현재까지 삭제되지 않은 상태로 사이트에 버젓이 나와 있으며 이날 오후 7시 30분께 2천610명이 읽고, 31개 추천이 달렸다.해군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용납할 수 없는 참담한 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군 차원에서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해군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최종근 하사를 떠나보내는 날 워마드에 차마 입에 담기도 참담한 비하 글이 게시돼 고인과 해군 명예를 훼손했다"는 공지를 올려 글 삭제를 요구했다.해군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선처 없는 강경한 법적 대응을 해달라. 국군의 희생을 농락하는 자에게 부디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처벌을 요청하는 댓글이 빗발쳤다.해군은 현재 정보통신심의위원회 명예훼손 분쟁조정부에 해당 글 삭제를 요청한 상태다.해군 관계자는 "정상적인 사람이면 이럴 수 없고 장난의 선을 넘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2016년 1월 개설된 워마드는 남성 알몸 사진 유포, 부산 아동 살해 예고, 청와대 폭발 테러 예고로 논란을 일으켰다.지난 24일 오전 10시 15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서 열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함 선수 쪽 갑판에서 홋줄이 끊어지면서 숨진 최 하사의 영결식은 이날 오전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유가족과 전우의 눈물 속에 엄수됐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