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조윤주 주무관, 규제혁신으로 새 의료기기 판로 개척

경기도 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주무관이 2년여간 뛰어다니며 규제를 혁신, 연간 13조원에 달하는 국내외 의료기기 시장을 개척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자체 주무관이 개척한 연 13조원 의료기기 시장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도 안양시 정책기획과 소속 규제혁신 업무 담당 조윤주(45) 주무관.
12일 조 주무관에 따르면 각종 환자에게 치료 의약품을 정해진 속도에 따라 정확한 양을 체내로 주입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주로 주사기나 비닐 주머니 등에 담긴 약품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기존 방식은 정량을 정해진 속도로 주입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주입 속도와 주입 양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발생하는 혈액 역류 등 다양한 부작용이 세계적으로 연간 6만여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방식은 의약품이 담긴 통에서 적정량을 덜어 그때그때 주사기 등을 이용해 투약함에 따라 감염 위험이 상존했다.

중력 등을 이용해 몸속으로 약품을 주입해야 하므로 제한된 장소에서만 주입할 수밖에 없었다.

안양시 관내 한 중소기업이 이같은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새로운 방식의 의약품 주입기기를 2010년 개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허가까지 받았다.

이 기기는 의약품을 덜어 사용하지 않고 원 약품 용기를 기기에 그대로 넣어 사용하는 것은 물론 주입 속도와 양의 오차를 거의 없애 혈액 역류 등의 부작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의약품 주입 장소에도 제약이 없어 걸어 다니면서도 주입이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이 업체는 새로 개발한 기기를 전혀 판매하지 못했다.

이 기기가 의료보험 적용 대상이 되지 못한 데다가 기존 의약품 주입기기에 준하는 보험 수가를 적용받더라고 생산 원가에 10%도 되지 않아 생산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7년 9월부터 규제개혁 업무를 담당해 온 조 주무관은 이 업체의 사정을 듣고 자신의 첫 업무로 이 규제 개선에 나섰다.

조 주무관은 2년여간 이 문제에 매달리면서 수백차례 출장을 오가며 중앙정부 규제 담당 부처 관계자 및 전문가, 해당 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연락을 주고받았다.

조 주무관의 이같은 노력으로 그동안 문제가 됐던 규제가 풀리면서 해당 업체의 새로운 의약품 주입기기는 지난 8월부터 주요 병원에 납품되기 시작, 한 달여 만에 사용 의료기관이 40여개로 늘었다.

원천 기술을 갖고 있어 연간 13조에 달하는 세계 의약품 주입기기 시장에서도 조만간 독점적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연간 매출액이 30억원에 불과했던 이 업체는 올해 총매출액이 300억원, 5년 안에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조 주무관은 이같은 규제개혁 성과로 지난 23일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조 주무관은 "내 딸이 태어나면서부터 장기간 병원 입원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의약품 주입기기 부작용을 너무 많이 경험했다"며 "그래서 이 업체 기기 관련 규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결국 규제를 개선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같은 규제혁신 업무를 맡으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관련 기관들과 협의도 힘들지만, 기존 업체들의 반발과 압력으로 업무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며 "앞으로 이런 규제가 수월하게 개선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