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망 포획 병어류 순치 중…내년 수정란 생산 목표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건들면 죽는' 병어류 양식 도전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속칭 '건들면 죽는다'고 할 정도로 폐사가 빠른 병어류 양식에 도전한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소는 가두리양식 신품종 보급을 위해 병어와 덕대 등 병어류 양식 개발에 나섰다.

지난달 초 기초연구를 위해 도내 정치망에서 잡히는 병어류를 대상으로 두 차례 성숙 조사와 이송시험을 했다.

이어 지난달 18일부터 7일간 500여 마리의 병어류를 잡아 연구소 연구교습어장에서 먹이 붙임 등 순치 중이라고 전했다.

연구소는 병어류 어미를 확보하기 위해 정치망에서 잡은 병어류 미성어를 1마리씩 부드러운 족대로 이송했다.

예비 양식시험에서 유해생물을 없애는 약욕, 포획 및 이송방법, 수용밀도 등을 세밀히 조사해 최대한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연구소 가두리에 수용한 뒤 15일 이상 지난 시점의 생존율은 80% 이상이며, 절반 정도 순치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병어류는 병어와 덕대가 있다.

남해와 서해를 비롯해 일본의 중부 이남, 동중국해, 인도양 등에 분포한다.

두 종은 일반인이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닮았고, 생리·생태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어류는 1년을 주기로 계절 변화에 따라 회유하는 어종으로 6월이 산란기다.

흰살생선인 병어류는 살이 연하고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회, 구이, 조림, 찜, 찌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된다.

예로부터 맛이 좋아 남도 지역에서는 병어찜을 제사상에 올릴 만큼 고급 어종이다.

그러나 남획 등으로 어획량이 감소한 데다 1kg 이상 대형 어류는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에는 1.5kg 크기 1마리는 5만원 이상 가격에 위판된다.

더욱이 병어류는 건들면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쉽게 폐사해 양식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은 어종이다.

횟집 수족관에서 병어류를 발견할 수 없고 선어로 소비되는 이유다.

세계적으로도 중국, 쿠웨이트 등에서 일부 자연산을 순치시켜 양식한 사례가 있으나 대량생산은 하지 못하고 있다.

이인석 수산자원연구소장은 "이번에 포획·순치에 성공한 병어류는 동절기에 육상으로 이송해 관리하고 일부는 월동시험도 할 것이다"며 "내년에는 수정란을 생산하고 인공 종자 생산을 시도해 신품종 양식어종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