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해상서 발사…최대 비행고도 910㎞·비행거리 450㎞"
'신형잠수함' 연관성 주목…북미대화 겨냥 '몸값 높이기' 분석도
靑, 정의용 주재 NSC 상임위 긴급회의 개최…"강한 우려"
北, 3년만에 SLBM 발사한 듯…"고도 높이고 사거리 줄였다"
북한이 2일 오전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급 발사체를 쏜 건 지난달 10일 '초대형 방사포'로 불리는 단거리 발사체를 쏜 이후 22일 만으로, 올해 들어 11번째 발사다.

특히 '북극성'은 사거리가 최소 1천㎞가 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북한이 북미 간 비핵화 실무대화를 목전에 두고 도발 수위를 끌어올린 배경이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11분 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거리는 약 450㎞로 탐지됐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북한의 이번 미사일에 대해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SLBM으로 보이는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건 3년여 만이다.
北, 3년만에 SLBM 발사한 듯…"고도 높이고 사거리 줄였다"
북한은 2015년 5월∼2016년 8월 사이 '북극성' 1형을 세 차례 시험발사했다.

2016년 8월 24일 동해상에서 세 번째 발사된 이 미사일은 약 500㎞를 비행했다.

북한은 '북극성' 1형을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한 '북극성' 2형을 개발했다.

지난 2017년 2월 12일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2천500~3천㎞로 추정되기도 됐다.

북한은 이후 성능을 더욱 개량한 '북극성-3형'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다만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북극성' 1형과 2형의 사거리는 1천300여㎞라며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은 "고도를 높이면서 거리를 대략 450㎞ 정도로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일본이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을 '두 발'로 발표한 데 대해서는 "어떤 자료를 근거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단 분리도 있기 때문에 단 분리체들이 떨어지면 레이더에 포착되는 건 두 발, 세 발로도 포착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을 '1발'로 포착한 한국군의 분석이 더 정확하다는 뜻이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최근 잠수함 전력 증강 행보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SLBM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을 건조해온 정황은 꾸준히 포착돼왔다.

북한은 지난 7월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된 잠수함을 시찰하는 모습을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北, 3년만에 SLBM 발사한 듯…"고도 높이고 사거리 줄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북한이 SLBM을 여러 발 발사할 수 있는, 신포급 잠수함보다 큰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해왔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올해 8월 말부터 9월 사이 촬영된 북한 신포조선소의 상업용 위성사진에서 SLBM 수중발사 시험용 바지선과 원통형 용기 등이 포착됐다면서 SLBM 사출 시험 준비가 진행 중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신포조선소는 미사일이 발사된 원산에서 북동쪽으로 100㎞가량 떨어져 있다.

북한은 잠수함과 잠수정 등 70여 척으로 구성된 수중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북미 실무대화 재개 목전에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린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북미가 오는 5일 실무협상을 열기로 했다"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발표가 나온 지 13시간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속적인 무기개발 의지를 보임으로써 북미협상에서 안전보장 문제를 의제화하는 한편, 일종의 '몸값 끌어올리기'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北, 3년만에 SLBM 발사한 듯…"고도 높이고 사거리 줄였다"
이에 대해 싱크탱크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협상 입장을 매우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하루하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 50분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군은 추가발사 등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합참은 "북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한반도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