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폭인상 요구맞서 경제전문가 투입…차관급 역임한 중량급·美대표는 국장급
방위비분담금 협상 대표에 정은보…경제관료 출신 첫 임명
정부는 26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대표에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임명했다.

정은보 신임 대표는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금융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경제관료로, 정책 조율이 뛰어나고 경제·금융·예산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된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외교부와 국방부 출신이 아닌 인사가 방위비 협상 대표를 맡은 것은 처음으로, '숫자'에 밝은 인물을 내세워 미국의 대폭적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깐깐하게 맞서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지난 1991년부터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단위로 이뤄진 10차례의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1∼5차는 국방부 인사가, 6∼10차는 외교부 인사가 대표를 맡아와 경제 관료 출신의 대표 임명은 파격으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차관급인 금융위 부위원장을 역임했는데, 미국 대표와 비교하면 상당히 중량급이다.

미국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는 국장급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보 대표는 내달 중 미국에서 열리는 제11차 SMA 2차 회의부터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등의 관계관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단을 이끈다.

지난 24∼25일 서울에서 열린 1차 회의에는 10차 SMA 협상을 이끌었던 장원삼 대표가 참석했었다.

한편 1차 회의 직후에 새 대표가 임명된 것과 관련, 조금만 서둘렀으면 첫 회의부터 새 대표가 나설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미국의 공세에 맞서 협상을 지연시키려는 정부의 의도가 확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