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빈방문 계기 스쿨버스 60대 지원…경제협력기금 확대
경제협력 산단, 산업발전 노하우 공유…수치 "우호관계 새 지평"


"이제 한국 국민은 미얀마 국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딴요진'으로 갚겠습니다."

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수도 네피도의 대통령궁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의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전쟁 당시 미얀마가 지원해 준 5만 달러 규모의 쌀은 한국 국민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딴요진'은 한국어로 '정'(情)을 뜻하는 단어다.

문 대통령은 이번 국빈방문 도중 미얀마의 쌀 지원에 대한 고마움을 거듭 표현했다.

공동언론발표 언급에 이어 윈 민 미얀마 대통령이 주재한 국빈만찬에서도 "미얀마가 지원해 준 쌀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매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한국 국민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한국은 아직도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국이 미얀마에 보답하겠다는 뜻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의지가 상징적으로 드러난 것이 바로 정상회담 직후 개최된
스쿨버스 60대 기증식이었다.

네피도의 학생들이 통학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학업에 힘쓸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힘을 보태기로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환경 협력과 기술인력 양성, 장학사업, 스쿨버스 지원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며 미얀마의 교육 및 인재개발을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한국 정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미얀마 정부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협정도 맺었다.

이 협정은 2022년까지 한국이 미얀마에 제공할 EDCF 차관(유상원조)을 10억 달러로 확대하는 내용의 협정이다.

이런 원조 확대를 바탕으로 양국의 신뢰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 전반에 걸친 협력 강화를 끌어내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4일 수도 네피도를 떠나 경제 도시인 양곤으로 이동,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 및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이 산업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도적으로 설립하는 산업단지다.

미얀마에 처음 만들어지는 한국 기업을 위한 산단으로, 추후 한국 기업이 미얀마 내수시장에 진출할 교두보 역할을 하리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는 양국 간 대표적인 경제협력 프로젝트로, 한국 기업의 미얀마 투자를 촉진하며 양국 동반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치 국가고문 역시 공동언론발표에서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은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에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얀마 국민은 한국 드라마와 TV 시리즈에 익숙한데, 미얀마의 문화도 한국에 널리 알리고 싶다"며 경제분야 협력뿐 아니라 문화 교류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