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책질의 집중하며 적격성 부각…한국당 "좌파 선수가 심판하겠다는 것"
자료 제출·이효성 증인 불발 놓고 여야 '고성' 대립도
한상혁 청문회…與 "불의에 대항" vs 한국당 "방송계의 조국"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30일 개최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의 적격성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은 한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공격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코드 인사' 공세에 방어막을 치는 동시에 정책 질의에 집중하며 한 후보자의 적격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한 후보자를 향해 "좌파 진영에서 선수로 뛰다가 심판을 하겠다는 것인데 한일전 축구에서 (일본 총리인) 아베가 심판 보는 것이 적절하냐"고 반문하면서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 언론의, 문빠 언론에 의한, 문빠 언론을 위한 방통위원장이 되시겠냐"고 말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한 후보자는 편파성, 편향성에 있어 방통위의 독립성, 중립성, 공정성을 확보할 인물이 아니다"라며 "생계형 좌파 변호사로서 성공해 인생 역전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한 후보자가 진보언론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를 지낸 이력을 거론하면서 "편향된 시작을 가진 사람은 방통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또 민언련이 진보 매체 기사에는 '좋은 보도상'을, 보수 매체 기사에는 '나쁜 보도상'을 몰아줬다며 한 후보자의 정치 편향성 논란을 고리로 한 공세를 강화했다.

부당 소득공제·다운계약서·미공개 내부정보에 따른 비상장주식 취득 의혹 등도 한국당 의원들의 공격 지점이었다.

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주력하는 만큼 조 후보자를 빗댄 공격도 있었다.

"방송계의 조국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위험한 발언을 한 사람"(박대출 의원), "조 후보자의 비리가 핵폭탄급이라 가장 덕 보는 사람이 한 후보자"(최연혜 의원), "요즘 '조로남불'이 유행하는데 '한로남불' 말이 나올 지경"(정용기 의원) 등이 대표적이었다.

한 후보자가 지명된 후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 밖에 있다'는 취지로 한 발언과 관련한 공세도 있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갑자기 사임 의사를 밝혔는데 가짜뉴스에 엄정 대응하라는 청와대의 주문에 대응을 못 해 사임 압력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한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짜뉴스에 대해 언급을 했는데 (청와대의 이 위원장 사퇴 압력)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한 후보자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학생운동을 했고, 불의에 대항했다"며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자리에 있는데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 방송"이라면서 적임자론을 펼쳤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도 한 후보자의 학생운동과 사회운동 이력을 부각하면서 "의지를 지켜온 분인데 일부 의원들이 이념적인 편향성,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시비를 걸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편향된 좌파 변호사라고 주장하며 특정 언론사 특히 MBC 관련 소송을 많이 했다는 이유를 드는데 편향적이고 중립성 위배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이에 "MBC 관련 소송을 13년간 60여건 수임해 1년에 5∼6건 정도"라며 "MBC에 편향됐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상민 의원은 "지역방송의 인적·물적 인프라 낙후가 콘텐츠 질 저하, 지역민 시청률 약화로 이어지는데 현황이 중요하다"며 지역 방송의 어려움과 관련한 지역발전기금 신설을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지역방송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원방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상혁 청문회…與 "불의에 대항" vs 한국당 "방송계의 조국"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자료 제출과 증인 신청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도 펼쳐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한 후보자가 부실한 자료 제출로 일관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또한 청와대의 사퇴 압력 의혹을 밝히기 위해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등이 30분 넘게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본격적인 질의에 들어가자'며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양당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한국당 간사인 김성태(비례대표) 의원이 "발언 기회를 왜 안 주느냐"며 소리를 지르자 민주당 소속인 노웅래 위원장이 "사회 진행권은 내가 갖고 있다"고 맞서기도 했다.

결국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된 인사청문회에서 본격적인 질의는 청문회가 시작되고 약 40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아울러 한국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가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고, 노웅래 위원장은 한 후보자에게 "국민의 대표가 국민을 대신해서 하는 질문인데 국민 앞에서 답변한다는 자세로 진지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