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정책실장 '최저임금 속도 조절' 관련 간담회

문 대통령 "1만원 공약 못지켜 송구"
김상조 실장 "영세업자·소기업에
큰 부담된 점 부정 못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저임금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아침회의에서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저임금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아침회의에서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14일 밝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경제 환경과 고용 상황, 시장 수용성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심에 찬 결정을 내렸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회의에서 보완대책을 지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한 방송과의 취임 2주년 대담에서도 “자영업자 등 고용시장 밖의 어려운 노동자들이 고통받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이 미비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결정으로 ‘취임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어려워진 만큼 정책실장이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도록 지시했다. 김 실장은 “지난 2년간의 최저임금 인상이 표준적 고용계약 틀 안에 있는 근로자에게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 반면 틀 밖에 있는 영세업자와 소기업에는 큰 부담이 된 점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인상폭 조절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어 “(근로자의) 소득과 (사용자의) 비용이 균형을 이룰 때 경제가 선순환하지만 일방에 과도한 부담이 될 때 악순환의 함정에 빠진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 과정을 ‘갈등 관계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근로자, 사용자, 정부 대표가 모두 표결에 참여해 빠른 시점에 결정한 것은 최저임금이 더 이상 우리 사회 갈등과 정쟁의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번 결정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포기 등으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이런 오해는 소득주도성장이 곧 최저임금 인상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하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은 현금소득을 올리고 생활비용은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넓히는 종합 패키지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일자리안정자금, 건강보험료 지원, 근로장려세제(EITC) 등 지난 2년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보완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들을 올해 예산안과 세법개정 논의 과정에서 재정비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년 인상률이 이전 2년과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기존 기조로 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실장은 노동계의 반발에 대해선 “노동계와 정부 간 신뢰를 다지는 장기적 노력에 장애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동계가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소득주도성장위원회의 근로자 대상 설문에서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 의견이 많았을 정도로 국민적 공감대가 높다는 점을 노동계가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당·정·청 차원의 노동계 설득 작업과 별도로 김 실장도 조만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방문하고 노동·시민단체와 본격 접촉에 나설 예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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