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결정"…한국당과 협상 상황 '변수'
與, 정개·사개특위 위원장 택일 두고 '장고' 거듭
더불어민주당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또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선택 문제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 지도부에 결정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당시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내주 초에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으나, 박 원내대변인이 언급한 '내주'인 지난주(8∼12일) 내내 민주당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내 지도부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라 최종 결정이 빨리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주에도 민주당이 '택일'을 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개특위 위원장을 선택하는 쪽으로 어느 정도 여론이 기운 상황이다.

지난 의총에서도 여야 합의 정신과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 공조 체제 유지를 위해 정개특위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의총 참석자는 "정개특위 법안을 잘 처리해야 사법개혁 법안도 뒤따를 수 있다는 데 대해 의원들이 대체로 공감했다"고 전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선거제 개혁은 '노무현 정신'의 실현이기에 우리 당이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與, 정개·사개특위 위원장 택일 두고 '장고' 거듭
선택의 큰 가닥이 잡혔음에도 원내 지도부가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각종 사안을 둘러싼 한국당과의 협상 변수 때문이다.

오는 19일로 막 내리는 6월 임시국회 의사 일정 최종 조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방향, 경제원탁토론회, 북한 목선 관련 국정조사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여야는 대치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도 한국당이 대폭 삭감을 주장하고 있고 우리 당은 일본 수출규제 관련 예산을 더 반영하자는 입장이라 견해차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 윤리특위, 저출산고령화대책특위, 남북경제협력특위, 에너지특위, 4차산업혁명특위 구성과 정개특위 소위 위원장 문제 등도 여야 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협상할 사안이 많으니 물밑 접촉을 통해 하나씩 정리해나가기 위해 원내 지도부가 전반적으로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며 "추경 처리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특위 위원장 선택이 미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위가 8월 말까지 연장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결정을 늦추면서 개혁법안 논의 기간이 속절없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일 당 대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에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 선거법을 처리하라'고 촉구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볼멘소리가 민주당의 선택이 늦어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