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1심 선고가 해를 넘길 전망이다. 재판의 주요 쟁점인 5·18 민주화운동 기간 헬기 사격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증인 신문에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서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씨의 재판은 8일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전 씨는 지난 3월 11일 재판에 출석한 이후 법원으로부터 불출석 허가를 받아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5월과 6월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 11명이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했다. 이날도 검찰이 신청한 증인 4명 중 3명이 관련 증언을 했다. 전남대병원 9층에서 근무 중 창문에 총탄에 창문이 깨졌다는 환자의 소리를 듣고 조치한 간호사와 고등학생 신분으로 계엄군에게 총상을 입은 친구의 소식을 알리기 위해 광주천을 지나다가 헬기 사격을 목격한 시민, 목사 등이 진술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재판을 마치기 전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지목된 부대에 근무했던 조종사 13명의 인적사항 파악을 위한 사실조회를 신청하고 추후 모두 증인으로 신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검찰은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 일부는 과거 검찰 조사를 받은 사람들"이라며 "헬기 사격을 했는지 묻고자 한다고 해도 당시 복무한 모든 조종사를 부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이 불필요한 증인신문과 각종 사실조회 요청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장 판사는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어도 변호인이 묻고 싶은 사항이 있을 것"이라며 "필요하면 증인신문을 하겠다"고 말했다. 장 판사는 "다만 헬기 사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거나 검찰 답변과 같은 내용이 예상되는 경우는 제외하겠다"고 조율했다.

전 씨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8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리며 '5·18 시민군 상황실장' 박남선 씨 등 헬기 사격을 목격한 4명의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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