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완전 동결과 비핵화 협상을 전제로 평양과 워싱턴DC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비건 대표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수행한 뒤 귀국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2일 보도했다. 비건 대표는 “우리(미국이)가 원하는 건 대량파괴무기(WMD)의 완전한 동결”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비핵화 전 제재 해제에는 관심이 없다”며 북한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대신 “인도적 지원, 대화 채널 확대, 상호 주재원 파견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비건 대표 발언은 ‘선(先)비핵화 후(後)제재 완화’라는 트럼프 정부의 원칙을 흔들지 않으면서도 포괄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전제로 비핵화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아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보다 북한과 협상에서 훨씬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