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예술·체육특기자 병역혜택 존폐·개선여부 조만간 결정
'U-20 병역특례' 국민청원 찬성 급증…예술·체육특례제 또 부각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결승 진출을 계기로 대표팀의 병역 미필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예술·체육분야 병역특례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야구 한국대표팀이 금메달을 땄지만, 야구 대표 일부 선수에 대한 자격 논란과 병역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예술·체육특기자 병역특례 제도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시 국민 여론과 국회의 지적에 따라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의 존폐를 비롯한 개선 여부 등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

이들 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에서 이런 실무적인 검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부는 8월 이전까지 공청회 등을 열어 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정부의 한 관계자는 14일 전했다.

지금까지 검토해온 분위기로는 폐지보다는 복무관리 강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U-20 축구 대표팀에 병역 혜택 주자"…국민청원 3건에 1만5천여명 '찬성'
정부가 예술·체육특기자 병역특례 제도 개선 방안을 찾는 가운데 U-20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기존의 평가와 전망을 깨고 결승에 진출하자 병역 혜택을 주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목소리를 담은 청원 3건이 올라왔는데 현재까지 1만5천여명이 '동의', '찬성' 의견을 표명했다.

16일 새벽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앞두고 청원 참여자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청원에 대해 경기에 집중해야 할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경기 입상자에 대한 병역특례의 '또 다른 특례'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이 각각 4강까지 올라간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회 때도 예외적으로 병역 혜택을 주자는 주장이 나왔다.

작년에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면서 K팝 역사를 새로 쓴 그룹 방탄소년단(BTS)에 대해서도 '국위 선양 측면에서 병역 특례혜택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일 월드컵과 WBC 대회 후 해당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줬다가 '병역 형평성' 시비로 홍역을 치렀던 국방부와 병무청은 결승에 오른 U-20 대표팀에 혜택을 주자는 청원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현행 법령상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는 체육대회에 U-20 월드컵은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병역특례 인정 문제는 병역의무의 형평성, 정책의 신뢰성 및 국민적 공감대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으로 현재 U-20 축구 대표팀에 대한 병역특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U-20 병역특례' 국민청원 찬성 급증…예술·체육특례제 또 부각

앞서 국방부와 병무청은 2002년 6월 14일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전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사상 처음 16강에 오르자 같은 달 병역법시행령에 '월드컵 16강 이상'을 병역 혜택 대상으로 추가했다.

2006년 3월에도 WBC 야구 대표팀이 4강으로 대회를 마치자 그해 9월 병역 혜택 대상에 포함했다.

그러나 아마추어 선수나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2008년 1월 1일부로 월드컵 조항과 WBC 조항을 폐지했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의 문제로 예술·체육분야 특기자 편입 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 조사가 이뤄졌고, 제도 운용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U-20 대표팀의 병역혜택 문제를 부처 간에 협의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적인 동의나 합의에 따라 정치권에서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U-20 대표팀에 병역 혜택을 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서 "그러나 병역의 형평성, 국민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예술·체육 병역특례 개선안 8월 이내 도출
국방부와 병무청, 문체부는 예술·체육 병역특례 제도 개선안을 8월 이내에 마련하는 쪽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8월 이내에 공청회 등을 열어 개선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며 "존치, 폐지, 개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3개 부처가 참여한 TF에서는 존치, 폐지, 개선 등에 대한 실무 차원의 협의가 진행 중인데, 개선안을 마련하는 쪽에 무게중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병역법시행령(제68조)은 예술·체육 특례 대상을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국내예술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대회만 해당) 1위 입상, 올림픽대회 3위 이상(실제 출전 선수만 해당),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실제 출전 선수만 해당)으로 한정하고 있다.

병역특례자가 되면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34개월을 종사하면 된다.

이 기간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다만, 국외 활동 선수는 국외 봉사는 272시간만 인정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채워야 한다.
'U-20 병역특례' 국민청원 찬성 급증…예술·체육특례제 또 부각

최근에는 특례혜택을 받은 일부 선수들이 봉사활동 관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해 적발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초 축구선수 장현수 등 봉사활동 내역을 허위로 제출한 8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문체부와 병무청은 예술·체육요원 84명 중 47명의 봉사활동 실적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허점이 노출된 데 대해 병무청은 지난 12일 '예술·체육요원 편입 및 관리 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봉사활동 실적을 정확히 확인하고자 실적부와 내역별 증빙서류 사본 외에도 문체부가 수립·관리하는 봉사활동 연간 운영계획서를 함께 점검토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또한 병무청은 복무 관련 교육을 이수해야만 봉사활동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허위 봉사활동 실적 제출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또 그동안 예술요원 실태조사를 위해 문체부로부터 복무기록표 사본만 제출받았지만, 앞으로는 발표 및 전시회 자료 등 모든 관련 자료를 받아 확인할 예정이다.

체육요원의 경우에도 소속 협회나 연맹에서 선수등록증과 경기실적을 제출받는 데 그쳤지만, 병무청이 직접 복무분야에 근무하는지 점검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반영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