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 기념식장서 악수하며 짧은 인사
한국당 "김정숙 여사, 황교안 대표와 악수 생략" 주장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여야 5당 지도부와 인사했다.

문 대통령이 국회 정상화 및 민생 현안 논의를 위한 여야 지도부 회동을 제안한 상태에서 이뤄진 만남이다.

특히 문 대통령의 여야 5당 대표 회동 제안에 일대일 회동을 역제안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의 조우에 눈길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여야 5당 대표와 차례로 인사하는 과정에서 황 대표와 악수하며 "잘 오셨습니다"라고 말했고, 황 대표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먼저 기념식장에 도착해있던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이 다가오자 비옷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시를 가다듬은 후 고개를 숙여 문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앞서 기념식 시작 30분 전에 식장에 도착했으나, 일부 시민과 5·18 단체 회원 수백 명의 항의에 부딪혀 경찰 등 경호 인력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맨 앞줄 지정석에 앉을 수 있었다.

일찌감치 기념식 참석을 예고했던 황 대표는 '5·18 망언' 의원에 대한 징계와 5·18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을 마무리 짓고 광주를 방문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이 같은 요구는 끝내 이행되지 못했지만, 문 대통령은 황 대표의 광주 방문을 '잘 오셨다'고 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과 악수할 때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통화에서 "오래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행사 이외에 문 대통령과의 독대나 여야 5당 대표 간의 회동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함께 식장에 입장한 김정숙 여사가 다른 사람과는 다 인사했는데, 황 대표 앞에서는 얼굴을 보면서 악수를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며 "여러 사람이 봤고 황 대표 본인에게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文대통령 "잘 오셨습니다", 황교안 "감사합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