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피랍 한국人여성 구출, 건강 이상없어…개인 일탈 vs 재외국민 관리 허점 논란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40대 한국인 여성 A씨가 무사히 프랑스에 도착했다. A씨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프랑스 군병원 측은 현지시각으로 11일 A씨에 대해 기본 건강검진을 한 결과 건강상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진단했으며, 심리치료 및 경과를 지켜본 후 퇴원조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밝혔다.

프랑스군 특수부대는 9일(현지시간) 밤과 10일 새벽 사이 말리와의 국경 인근의 부르키나파소 북부 지역에서 무장세력과 교전 끝에 A씨와 프랑스인 2명, 미국인 1명 등 4명의 인질을 구조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군 특수부대원 2명이 총격으로 숨졌다.
부르키나
부르키나
A씨와 프랑스인 2명은 11일 오후 6시께(현지시각·한국시각 12일 새벽 1시) 전용기 편으로 파리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A씨는 공항에서 한국내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건강상 특별한 이상이 없을 경우 조속히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를 비롯한 4명은 지난달 중순께 서아프리카 베냉 공화국과 부르키나파소의 국경이 맞닿아있는 펜드자리 국립공원에서 피랍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군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프랑스인 인질 2명과 함께 구출된 한국인과 미국인 여성이 무장세력에 28일간 억류돼 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한국인 여성 A씨는 ‘여행자제’ 지역으로 설정한 부르키나파소 남부에서 피랍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A씨가 부르키나파소에서 남쪽에 있는 베냉으로 이동하던 중 ‘체크 포인트’ 인근에서 미국 여성과 함께 무장세력에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스 측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A씨는 장기 해외여행 중이었던데다 가족들의 실종 신고도 없어 정부가 사전에 피랍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해외여행 중인 한국민 사건·사고는 ▲가족이나 주변 지인 등으로부터의 신고 ▲수사 및 정보기관의 첩보 ▲영사콜센터 및 공관 민원접수 ▲외신 모니터링 등의 4가지 방식으로 파악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납치사건의 경우, 4가지 방식 중 어느 것으로도 접수되지 않았으며, 납치세력으로부터도 요구사항 등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A씨 가족들 역시 따로 실종 신고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납치사고가 발생한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는 부르키나파소 북부에는 ‘철수권고’를 남부에는 ‘여행자제’를 각각 발령해 놓고 있지만, 베냉 공화국에는 발령된 여행경보가 없다고 전했다.

최종문 주프랑스 대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감사 및 애도 메시지를 전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하며 양국이 지속해서 국제무대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언급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부와 주프랑스대사관은 A씨가 프랑스 군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통역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필요한 영사조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