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인권문제 걸린 ICC 비난…"유명무실한 존재 돼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북한인권 문제가 걸려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해 "유명무실한 존재로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날 '유명무실한 존재로 되어가는 국제형사재판소'라는 제목의 정세해설에서 지난달 필리핀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가 확정된 사실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해 "자기의 사명을 망각하고 서방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며 "주권국가에 대한 침략 행위와 민간인 학살 만행도 서슴지 않는 서방의 반인륜 범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오히려 발전도상나라(개발도상국)들의 내정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이어 "국제형사재판소의 처사에 여러 나라가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며 "최근 연간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국제형사재판소 배척 기운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신문은 2016년에도 부룬디,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비아 등이 국제형사재판소 탈퇴를 선언했다며 재판소의 신용과 영향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는 국제형사재판소를 견제해 북한 인권문제가 재판소에 회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에는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표현이 5년 연속 포함됐다.

북한은 그때마다 관영 매체와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필리핀은 1년간의 유예기간이 끝나 지난달 17일 국제형사재판소 탈퇴가 확정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단속 과정에 수많은 마약 용의자가 현장에서 사살되자 국제형사재판소는 지난해 2월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 등에 조사 거부를 명령하고, 같은 해 3월 유엔에 국제형사재판소 탈퇴 의사를 통보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반인륜 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지난 2002년 7월 1일 창설된 국제기구로, 현재 한국을 비롯해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전 세계 123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