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도 산불을 두고 여야가 정쟁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 산불이 발생한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늦게 이석한 것을 두고 6일에도 여야는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정 실장을 운영위에 붙잡아 놨다'며 한국당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고 한국당은 '민주당이 책임을 전가한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소속 김철수 속초시장이 지난 4일 제주도로 휴가를 떠났다가 속초로의 복귀가 늦어진 것을 두고 한국당이 반격에 나섰고, 민주당은 '과한 비판'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정 실장 이석 책임론에 대해 "민주당은 마치 야당이 발을 묶은 것처럼 주장하는데, 정 실장의 장황한 답변을 유도한 것은 민주당의 회의 운영방식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전가에 혈안이 돼 정치공방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민주당이 재난 관리를 위해 정 실장 이석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이런 문제가 정쟁으로 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속초시장이 휴가로 자리를 비웠던 일에 대해서 같은 당 민경욱 대변인은 "속초시장이 산불 발생 15시간 후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4000여명의 지역 주민은 야밤 전전긍긍하며 대피소에 돗자리를 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대변인은 "전쟁 같은 참사가 터져도 환갑잔치는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집권여당 출신 지자체장의 사소한 행보 하나가 정권과 여당의 본모습을 보여준다"며 "공직자는 결과에 책임을 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철수 속초시장(오른쪽)이 진영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과 고성·속초 산불로 숨진 김모씨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철수 속초시장(오른쪽)이 진영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과 고성·속초 산불로 숨진 김모씨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부끄러운 줄 알라"며 "속초시장을 비판하겠다면 더 나쁜 것은 산불이 난 것을 알면서도 안보실장을 붙잡아둔 한국당"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산불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면 책임 전가가 맞지만, 이것은 비상사태 책임자를 붙잡아둔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속초시장에 대해서는 "휴가를 내고 결혼기념일 맞이 가족 여행을 갔고, 산불 소식에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현장으로 향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판할 것을 비판하라"며 "이런 정쟁을 하며 떠드는 것은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재난 앞에 정쟁을 앞세우는 집권 여당에 유감"이라며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공격하면서도 15시간이나 지나 나타난 자당 소속 속초시장에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다"고 일침을 놨다.

이어 "나 원내대표 역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라"며 "국민 시각에서 받아들이고 화답하는 것이 제1야당 원내대표다운 모습"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재난을 정쟁으로 만드는 모습을 드러내 국회를 지탄하는 국민 분노만 더 커지고 있다. 진정한 반성은 다 같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