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출장으로 아들 유학지 방문·허위보고서 의혹"…사퇴 요구
답변태도·미흡한 자료제출도 도마 위에…與도 비판 가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27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야당은 조 후보자의 외유성 출장 의혹과 아들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동호 청문회, '외유 출장'·'아들 호화유학' 의혹 난타전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조 후보자가 해외출장 간 곳이 장남과 차남이 유학한 곳과 매우 일치한다"며 "장남의 입학식과 졸업식에도 가지 않았느냐. 7번 출장에 5천만원 가까이 지출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명예를 지키려면 지금이라도 사퇴하라"며 "상임위가 고질적 연구비 비리와 횡령을 뿌리 뽑자는 논의를 하는 마당에 상임위 차원에서 조 후보자를 고발조치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당 송희경 의원은 "두 아들의 졸업·입학과 출장이 100% 일치하고, 항공료도 보통의 2배 이상이다.

배우자가 동행한 것 아니냐"며 "명백한 연구비 횡령으로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은 "KAIST에서의 공무 출장과 관련, 장남·차남 졸업식에 맞춰 인근에 출장을 가는 등 적정성 문제가 있다"며 "또 10년간 43차례 출장을 갔는데 학교에 제출한 보고서상 참석 행사 개최 날짜가 실제와 다르거나 해당 행사가 아예 없었던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은 "장관 후보자가 의도적으로 허위 해외출장 보고서를 제출했다면 장관은커녕 교수 자격도 없다"며 "만약 조금이라도 허위가 있다면 자진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동호 청문회, '외유 출장'·'아들 호화유학' 의혹 난타전
조 후보자는 잇따른 의원들 추궁에 "출장 계획에 입각해 서류를 내고, 출장을 다녀와서 보고한 것 같다"며 "제가 알기에는 허위가 없다"고 수차례 해명했다.

이어진 가족의 출장 동행 의혹에는 "몇차례 배우자와 동행했지만, 연구비가 아닌 개별비용을 들였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분은 송구하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 아들의 호화유학 논란과 병역·취업 특혜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아들의 초호화 유학을 위해 7년 동안 7억원을 송금했는데 한 해 연봉을 아들 유학비로 다 바친다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다"며 "자금을 어떻게 마련한 것인가"라고 따졌다.

박 의원은 "아들은 포르쉐 등 좋은 차를 타고, 월세 240만원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다"며 "장관 후보자 아들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유학 생활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도 "고액의 승용차를 자녀에 사주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지적하자, 조 후보자는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아들의 취업 과정과 통신병으로 근무한 아들의 군복무와 관련해 개입했는지 여부를 연이어 따져 물었고, 조 후보자는 "개입한 적 없다"는 해명을 반복했다.

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조 후보자가 국방부에서 정보화 관련 자문위원을 할 때 장남이 전공과 무관하게 단 1명만 갈 수 있는 통신병 특기를 받아 한미연합사로 배치됐고, 차남은 군 생활 중 98일이나 휴가를 갔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조 후보자의 차남이 부실 이력서로 KAIST IT융합연구소에 채용됐다고 주장하면서 "학교와 영어 점수만 쓴 이력서로 채용될 수 있느냐"며 티셔츠 차림의 차남 증명사진이 담긴 이력서 사진을 회의장 스크린에 띄우기도 했다.

이에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청문회 과정에 후보자 아들의 사진과 외모 문제 이야기까지 나와 안타깝다"며 "대체 어디까지가 검증 대상인지 고민되는 지점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잇따른 야당의 의혹 제기에 '의혹 수준'이라며 엄호하는 동시에 조 후보자에게 적극적 해명을 주문했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야당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편하게 계시라. 의혹 수준이다"라면서도 "해명할 것은 당당히 하고, 잘못된 것에는 유감 표명이나 사과를 하라. 회피하면 안된다"고 주문했다.

한편 조 후보자의 답변 태도와 자료제출을 둘러싼 야당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고, 여당도 가세했다.

조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대해 "횡령은 없었다", "자녀 병역·취업에 영향 끼친 적 없다"고 일관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김성태 의원(비례대표)은 "어떤 부분이 잘못됐다거나 반성의 표현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적당히 버티면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직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잘 판단해보라"고 했다.

같은 당 김성수 의원은 "출장 때 아들의 입학·졸업이 겹쳤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드니 명확히 소명하라"며 "제기된 여러 의혹을 제대로 소명하지 않으면 적격 여부 판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노웅래 과방위원장도 "출장과 관련해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면 사과를 하든지, 억울하다면 정확하게 소명하라"며 "어정쩡하게 하면 적격이 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또한 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자녀의 통장 거래 내역과 배우자의 출입국 내역 등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성토했고, 노 위원장은 "필요 자료는 반드시 내라. 제출을 못하면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