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경기도 분당 아파트를 장관 후보 지명 직전 딸에게 증여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세종시에서 특별분양을 받은 아파트가 60평대 펜트하우스에 이미 웃돈이 7억원 넘게 붙은 상태여서다.15일 최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국토부 2차관으로 재직하던 2016년 11월 세종시 반곡동 '캐슬&파밀리에 디아트' 아파트의 복층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았다.전용면적이 155㎡로 넓고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을 갖춘 데다 반곡동 자체도 '세종시의 강남'으로 불리는 4생활권에 있다.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6억8천만원인데, 현재 아파트 주변에 형성된 주거단지에서 펜트하우스의 시세는 13억∼14억원에 달한다.그는 최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엘스(59.97㎡)와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라이프2단지(84.78㎡) 등 2채를 갖고 있다가 장관 후보자 지명이 알려지기 직전에 분당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해 1주택자가 됐다.딸에게 분당 아파트를 증여하면서 해당 아파트에 월세 계약을 맺고 살고 있어 '꼼수 증여'라는 눈총을 받았다.그러나 이달 8월이면 세종시 아파트가 준공돼 입주가 시작되면서 최 후보자는 다시 2주택자가 될 수밖에 없다.최 후보자는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기에 소유권이전 등기까지 전매제한에 걸려 입주 이후에나 집을 처분할 수 있다.다주택자 꼬리표를 떼려고 집을 바로 팔아도 국토부 장관 임기 중 7억원가량의 웃돈을 벌게 되는 상황이다.서민주거 안정을 책임져야 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집 문제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최 후보자는 최근 통화에서 "분당 아파트에 1990년대 중반부터 살다가 잠실 아파트를 구입해 이사가려 했지만 (분당) 집이 팔리지 않아 어쩔 수 없이 2주택자가 됐었고, 세종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은 다른 집은 다 정리하고 세종에 살아 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개최를 앞두고 새로운 의혹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막말’ 논란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꼼수 증여’에 이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더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특혜 채용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15일 문 후보자 장남의 한국선급(국제선박검사 기관) 입사와 관련, “특혜 채용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 장남의 대학 평균 학점이 전체 146명 중 139등인 3.08이었고, 자기소개서 1000자 이내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었지만 항목당 363.4자만 쓰고 합격했다는 점을 들어 특혜 채용이라고 주장했다.입사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자소서 5개 문항 중 단 하나도 분량을 채우지 못한데도 입사한 데다 자소서에 자신을 ‘한국해양대 가족 출신’이라고 소개하는 등 특혜 채용으로 볼 만한 정황이 다분하다는 지적이다.한국당은 김·최 후보자를 이번 청문회의 주요 타깃으로 삼고 조기 검증에 들어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자는 지명을 철회하는 게 맞다”며 “지명 철회가 안 됐을 경우 인사 검증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각종 인터뷰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북한에 편향된 발언과 일부 인신 공격에 가까운 발언이 밝혀지면서 후보자 자질 논란이 불거졌다.또 다주택자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인사 발표 직전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한 최 후보자 역시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매입과 서울 잠실 재개발 아파트 매입 과정에 투기 의혹이 있다며 ‘주택정책의 수장’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은권 한국당 의원은 최 후보자가 2011년 12월 광운대 대학원에서 받은 부동산학 박사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한국당은 인사 검증을 맡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해서도 “직무유기이자 무능의 극치”라고 비판하는 등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선전포고’를 했다. 최 후보자가 국토부 산하기관 연구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짜깁기했다는 주장이다. 각종 의혹에 대해 후보자들은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이 밖에 윤상직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장인이 경기 양평군 토지를 1991년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매입한 것을 두고 “투기 목적으로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는 “선친이 오래전 취득한 토지이고, 증여받은 뒤 20년간 계속 소유하고 있어 투기와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발탁한 장관 후보자 7명의 재산이 평균 26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진영 행정안전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2채 이상의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청와대가 13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탕평인사’로 꼽히는 진영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 명의로 보유한 재산으로 총 66억9203만원을 신고했다. 진 후보자 본인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오피스텔(1억4529만원), 예금(7억6645만원), 유가증권(4340만원) 등 약 9억6587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신고 재산의 대부분인 51억1274만원은 산부인과 의사로 알려진 배우자가 보유하고 있다.박영선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시어머니, 장남 명의로 보유한 재산으로 총 42억9800만원을 신고했다. 박 후보자 본인 재산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 단독주택(10억원), 구로구 소재 오피스텔 전세권(3억4000만원), 예금 10억4900만원 등 총 24억2500만원이다.조동호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어머니, 차남 등 가족 재산을 포함해 총 33억6985만원을 신고했다. 배우자의 재산은 27억6000여만원으로 가족 재산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배우자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토지 9건과 건물 4채를 보유하고 있다. 조 후보자와 함께 살고 있는 서울 서초동 빌라도 배우자 명의로 돼 있다.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총 19억687만원을 기록했다. 자신 명의의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아파트(7억6300만원)를 전세(5억8000만원)로 내주고, 자신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아파트(7억5000만원)에 전세로 살고 있다. 이 밖에도 3억6731만원 상당의 예금을 보유했다.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12억1696만원을 신고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총 재산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8억2400만원)를 포함해 총 6억2700만원이다. 4억4300만원의 채무가 포함됐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신고재산은 총 4억5561만원이다. 배우자 명의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7억7200만원)를 보유했으나, 이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