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정의, '엄정 대처' 강조
한국·바른미래, '갈등 조정' 요구
"정부, 개학연기 단호 대처해야" vs "정부, 한유총과 대화부터"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개학연기 투쟁을 선언하고 이에 정부가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2일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반응과 주문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한유총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면서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주문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부가 한유총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각 교육청이 이날 공개한 명단에 따르면 서울 39곳, 경기 44곳, 충남 40곳 등 전국에서 최소 226개 사립유치원이 한유총의 개학연기 투쟁에 동참해 개학을 미룬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회의를 개최, 개학을 무단 연기한 유치원에 대해 시정명령을 거쳐 형사고발 조치하고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돌봄체계를 가동키로 했다.

민주당 조승현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유총이 유아들과 부모들의 애타는 마음을 볼모로 집단행동 위협을 하고 있다"며 "사립유치원 개학연기는 명백한 불법이며, 교육자로서 이런 반교육적 행태를 보인다는 것은 더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조 부대변인은 "정부와 여당은 한유총의 불법적인 개원 연기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피해를 주는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정상적인 개원 이후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제기하고 '유치원 3법'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그동안 한유총이 흔들면 교육 당국이 흔들렸고, 법과 원칙은 한유총의 집단행동과 휴·폐원 협박 앞에 맥없이 무너져왔다"며 "이번 사태는 유아교육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정부 당국뿐 아니라 온 국민이 한유총의 부당한 협박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정부 당국은 한유총의 불법행위를 단호하게 처벌하기 위한 실천에 돌입해야 한다"며 "한유총 지도부 개개인의 불법과 탈세 혐의를 적극 조사하고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한유총의 열악한 환경과 처우 개선의 시급함은 충분히 이해하고 개선돼야 마땅하지만, 라이선스가 권력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

현재 보여주는 행동은 국가의 근간을 흔들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관계 부처의 적극적 노력이 우선 뒷받침돼야 하며, 한유총의 집단 휴원 철회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논평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로 시작해 오로지 불법과 탈법, 반교육적 행태로 일관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교육자들의 집단으로 지위를 부여할 수 없다"며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정부가 단호한 대처로 만전을 기해달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무기한 개학연기를 선언한 한유총에 엄정 대처할 뜻을 밝힌 것은 순서가 틀렸다"면서 "정부가 한유총과 진지한 대화에 먼저 나서 '사회 갈등의 조정자'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교육부가 한유총과의 대화·협의를 거부하고 정부 입장만 내세우며 밀어붙이기식 정책으로 사회 갈등과 혼란만 유발하고 있다"며 "총리는 이런 교육부 장관과 교육부를 먼저 질타했어야 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교육부와 한유총이 조건 없이 만나 대화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풀겠다고 이야기하던 문재인정부가 대화를 거부하고 대화의 전제 조건을 요구해서야 어떻게 문제가 해결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