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 지적…"비건 대표 線의 냉철하고 집중적인 실무협상 필요"
"존 볼턴 등 강경파들이 협상 방해하지 못하도록 해야"
"완전한 비핵화 안되면 핵미사일 실험·핵물질 생산 영구 중단 추진해야"
NYT "트럼프, 韓에 방위비 압박 대신 북핵 긴밀공조 나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방위비 추가 부담을 압박할게 아니라 북미 비핵화 협상을 위해 긴밀한 공조에 나서야 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NYT는 22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상대로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방위비를 추가 부담하라고 공표함으로써 양국관계를 소원하게 만드는 위험을 무릅쓰지 말고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분담금 마지노선으로 10억 달러(한화 1조1천300억원)를 제시하며 1년짜리 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고 한국은 1조원 이상은 불가하다며 협정 유효기간도 3∼5년이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NYT는 북미 간에 비핵화 합의가 있으려면 정상 차원의 회담뿐만 아니라 실무협상을 맡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수준에서 냉철하고 집중적인 협상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현재 북미가 한반도의 안정과 비핵화 증진을 위해 실질적이고도 상호적인 조치에 이르도록 하는 2차 북미정상회담 용 어젠다를 마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 같은 논의가 비건 대표와 같은 실무선에서 탄탄히 이뤄져야 북미 정상이 만나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NYT는 또 협상목표와 관련,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하지 않다면 최소한 영구적인 (핵·미사일) 실험 및 핵물질 생산 종료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으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등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추가적 핵능력 증진부터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반 년 이상 협상이 답보를 면치 못하면서 미국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을 반영한 입장으로 보인다.

NYT는 지난해 6월 북미정상회담 때는 미국 정부의 현실적 전략이 분명치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한 공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는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400여일간 계속된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이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더는 (북한의) 핵 위협은 없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들이 협상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둬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다만 많은 전문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회의적이라고 소개하고 "그들이 그런 우려를 할 만한 수십 년 간의 타당한 이유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