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시행령 꼬투리로 법안처리 지연" vs 한국 "입법권 훼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합의가 불발된 것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교육부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 반발하며 전날 법안소위에서 퇴장한 한국당을 향해 '유치원 3법 처리의 의도적 지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유치원 3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절차)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국회에서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최대 쟁점인 '단일 회계와 에듀파인(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도입'을 담은 정부 시행령을 입법예고한 것은 '입법부 패싱'이라고 반발했다.
여야, '유치원 3법 합의 불발' 네 탓 공방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시행령 개정을 문제로 꼬투리 잡았는데 이해할 수 없다.

유치원 3법을 저지하기 위한 계획적인 퇴장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과 함께 패스트트랙을 통해 유치원 3법을 처리할 길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한국당의 법안소위 퇴장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시행령은 회계시스템을 미적용 했을 경우 행정처벌의 실효성을 높이는 정도이고, 유치원 3법은 형사처벌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유치원 3법을 발의한 박용진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행령 개정은 원래 교육부 권한"이라며 "그동안 에듀파인 시스템 적용을 하지 않아 국민들이 교육부를 질타하고 화를 냈던 것인데, 어제 한국당은 왜 그걸 했느냐고 화를 내는 격이었다.

한국당이 국민 여론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 '유치원 3법 합의 불발' 네 탓 공방
이에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정부가 시행령으로 입법부 패싱을 했다"면서 "여당이 겉으로는 패스트트랙을 태우겠다고 압박하고, 안으로는 당정회의를 하면서 교육부가 시행령 개정을 하려는 것을 다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행령을 통한 입법권 침해에 대해 제동을 걸겠다"며 "정부 시행령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입법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시행령은 '계속 심의·논의'하기로 한 여야의 합의사항을 저버린 것"이라며 "국회의원인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입법권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교육위원인 김현아 의원은 "야당은 시행령 입법예고를 보도자료를 보고 알았다"며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를 시행령 개정의 들러리로 이용해 뒷북 시행령 개정 책임을 무마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