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측 시범철수 GP 11개 중 5개소서 인근 총안구 1~2개 식별"
北 "미확인 지뢰지대 내 미사용 시설이거나 인접 GP 시설" 설명
일각선 미흡검증 지적도…軍 "우리측 우려사항 北과 논의 가능"
北시범철수 GP 5곳서 확인된 총안구…'불능화 완료' 논란여지


지난 12일 우리 군이 시범철수 대상인 11개 북측 GP(감시초소)의 철수 및 파괴 현황을 검증할 때 5개 GP 부근에서 1~2개의 총안구(銃眼口) 추정 시설을 식별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남북 시범철수 GP 상호검증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총안구는 GP와 지하갱도 혹은 교통호로 연결된 전투시설로, 기관총이나 소총과 같은 직사화기를 운용할 수 있는 소규모 진지다.

이 관계자는 "북측 시범철수 GP 5곳에서 100~200m 떨어진 지점에 파괴되지 않은 모습의 총안구 1~2개가 식별됐다"며 "이에 대해 북측은 미확인 지뢰지대 내 총안구여서 사용하지 않거나 (시범철수 대상이 아닌) 인접 GP의 총안구, 혹은 총안구가 아닌 미확인 지뢰지대 내 돌무지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우리측 검증반은 시범철수 대상 GP의 총안구로 의심되는 시설에 대해 북측의 이런 설명을 듣고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GP 인근에 최대 10개의 전투시설이 보존됐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우리 군이 북측 시범철수 대상 GP의 불능화가 완료됐다고 서둘러 결론을 내린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설령 일부 총안구가 보존됐더라도 GP 내 감시소와 병영시설, 교통호, 지하갱도 등이 모두 파괴됐기 때문에 북측 시범철수 GP의 불능화가 완료됐다는 입장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GP는 소대 규모 병력이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유사시 전투할 수 있는 시설물로, GP가 기능을 발휘하려면 지상 감시소를 중심으로 전투수행이 가능한 총안구와 교통호 등이 있어야 하고 병영시설과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며 "(북측 GP는) 지상시설이 완전히 제거돼 정리가 깔끔히 돼 있는 상태였고, 감시소와 총안구 등이 지하로 연결된 지점이 파괴되고 매몰된 상태로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검증결과) GP가 전투수행을 할 수 없다고 보고 불능화로 판단했다"며 "100~200m 떨어진 GP 외곽에 총안구 1~2개가 있다고 해서 GP 기능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측 검증반은 GP 상호검증 때 우리측이 처리 중이던 GP 외곽철책과, 철거 후 남아 있던 잔해물에 대한 조속한 철거 등을 요구했고, 우리 군은 계획에 의거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측이 지적한 것이 있는 것처럼 우리도 우려하는 것이 있는 것"이라며 "(북측 GP에서) 총안구가 식별됐기 때문에 우리측 우려에 대해서 (북측과) 추가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