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란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8월 문 대통령이 당 대표 당선 축하 전화를 하셨을 때, 제가 '선거제 개혁에 힘을 실어주십시오'라고 하자 (문 대통령이) '그건 제 신념이자 철학입니다'하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야기와 함께 '한국당도 (선거제 개혁 후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불리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이 강력히 주장 중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 도입 시 자유한국당이 손해를 볼 수 있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정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지금까지 보인 소극적 동조 자세에서 탈피해 적극적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며 "자유한국당도 건강한 보수로 거듭나려면 개혁의 길에 들어서야 한다"고 협조를 촉구했다.

그는 "여야 5당의 합의는 의미있는 진전이지만 우리 앞에는 4대 암초가 있다"며 "시간 끌기, '이대로가 좋다'는 거대 양당의 마음, '이대로면 우리가 1등'이란 착각, 적폐연대의 지속 등"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를 넘어서려면 여야 모두 신념이 필요하다"며 "선거제 개혁이 관철될 때까지 강도 높은 투쟁과 대국민 캠페인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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