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손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아직 사전협상(pre-negotiation)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 보도했다.

손턴 전 차관보 대행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협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비핵화와 폐기에 관한 모든 복잡한 사안을 논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상에 돌입해야만 (북한의) 핵 폐기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 '시간 게임'(time game)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차관보 대행 재직 시절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관으로부터 "더 많은 시간이 허용될수록 검증은 더 확실해지는 반면, 시간적 여유가 줄어들면 비핵화와 핵 폐기가 불완전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손턴 전 차관보 대행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미 공조가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조건이 되어야 한다며 "한미가 친밀한 관계를 갖지 않으면 북한은 두 나라 사이를 분열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남북·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하며 국제사회가 북한 비핵화 문제에 집중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턴 전 차관보 대행은 지난해 12월 동아태 차관보에 지명됐으나 '온건파'라는 이유로 백악관 강경파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7월말 사실상 낙마했다.
손턴 전 美차관보 대행 "北비핵화 협상, 아직 사전협상 단계"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남북관계 개선이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과 관련, "모든 것들을 좀 더 포괄적인 방법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