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했으며 방문 일정 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에 따르면 방문 일자와 장소 등은 곧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요청했다. 이에 9월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이 참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실현되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 7일 1차 북미 정상회담때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을 운반했던 고려항공 화물기가 평양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간 것으로 전해지며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크렘린궁 "회담 일정 현재 조율 중"…"북러 양국 모두에 필요"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문재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결과를 전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소개했다.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자국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김 위원장) 방문의 가능한 시기와 장소, 형식 등에 대해 조율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외교 채널을 통해 상세한 방문 내용이 합의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 방러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그런 건 없었다"고 밝혔다.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북러 정상회담 일정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일부 언론 매체는 최근 들어 북한 화물기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자주 운항한 사실을 근거로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다거나 더 구체적으로 이달 9, 10일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했다.그러나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과 모스크바 한국 대사관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김 위원장의 방러 준비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현재로선 북러 정상회담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올해 안에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은 확실시된다.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이 9월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이어 지난달 초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러시아 사절단 대표로 방북했던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김 위원장의 방러가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 아시아전략센터 게오르기 톨로라야 소장은 북러 정상회담이 조만간 개최될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성사될 것으로 관측했다.올해 들어 김 위원장이 벌써 3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2차 정상회담을 협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의 핵심 당사국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 정상과의 회동도 서두르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게다가 러시아는 그동안 중국과 함께 미국·한국과 힘겨운 협상을 벌이는 북한을 줄곧 두둔해 온 북한의 전통 우방이다.미국과 장기적 비핵화 협상을 벌여야 하는 북한에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글로벌 외교전략 차원에서 동북아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바라는 러시아로서도 북한과의 밀접한 관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글렙 이바셴초프 전(前) 주한 러시아 대사는 "북한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 체제 안전보장에 참여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이어 "북한과 국경을 맞댄 러시아로서도 한반도 상황이 자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해당 지역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원하고 있다"면서 북러 정상회담이 양국의 입장 조율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이 그제 “남녘땅 곳곳에서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을 ‘전설 속의 천재’ ‘소탈하고 예절 바르신 지도자’ ‘덕망 높은 지도자’ 등으로 칭송하는 목소리가 그칠 새 없이 울려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유의 기사가 처음은 아니지만, 좀처럼 변하지 않는 북한체제를 여실히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남북한 간의 대화와 정상회담도 김정은의 우상화에다 1인 체제의 선전 방편으로 쓰는 게 북한이다.북한 공식매체의 이런 허황한 주장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터무니없다”며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상황인가. 어떻게 이런 주장이 아직도 버젓이 되풀이되며, 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냉철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실행 일정도 확인 못 한 채 낙관·유화 일변도로 달리는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에서의 불균형이 그만큼 심각하다.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한 간 대화와 접촉이 ‘북한 핵무기 폐기’라는 당초 목표를 잃지 않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 정부가 내실 있는 안보체제를 유지하면서, 비핵화의 성과도 확인해가며, 남북 간 상호주의에 입각한 평화공존 정책을 펴 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북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미국 블룸버그 통신)이라는 해외 유력언론의 보도까지 나온 배경에도 주목해야 한다. ‘국가보안법 재검토’라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평양 발언도 장소나 시점 차원에서 적절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남남갈등이 뻔히 예상되는 이런 성급한 언급은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된다고 선뜻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