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방문 가능성과의 관련성에도 관심 집중
'우군 다지나?'…폼페이오 방북 앞두고 北최선희 중·러行 주목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7일 방북을 앞두고 북한의 대미 협상 실무 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중국, 러시아를 방문하고 북한·중국·러시아 3자 협의도 개최키로 함에 따라 그 배경이 관심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최선희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외무성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조중(북중)쌍무협상과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조로(북러) 쌍무협상, 조중로(북중러) 3자 협상에 참가하기 위하여 4일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협상에 앞서 북한이 중국과 협의하는 것은 올들어 하나의 패턴이 됐으나, 이전과 비교할 때 이번에 '급(級)'이 낮아진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3, 5, 6월 있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3차례 방중은 모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예정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와 비교할 때 이번엔 고위급 실무 관료로 볼 수 있는 최선희 부상으로 방문 인사의 급은 상당히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선희의 중국과 러시아 방문에 대해 대미 중대 담판을 앞둔 북한의 '우군 다지기'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전제로 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계기로 핵심 의제에 대한 북미 간 논의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북한 측 입장을 중국과 러시아에 설명하고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쟁점이 되는 신고나 검증에 관한 북측 입장을 설명하고 중·러의 지지를 받아놓으려는 의도로 본다"며 "미국과의 협상이 잘되든 안되든 보험을 들어놓음으로써 자신들의 협상력을 높이는 행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전후로 일본-한국-중국 3국을 방문할 예정인 상황에서 북한 입장에서 '후방'을 다지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차원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 부상의 러시아 방문이 김정은 위원장의 금년 주요국 방문외교의 '마지막 퍼즐'이라 할 러시아 방문 및 북러정상회담 준비 차원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9∼10일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 언론사의 이날 보도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들은 "아는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베이징과 싱가포르 방문시 사용됐던 북한 고려항공 일류신-76 화물기 3대가 7일 평양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중화권매체 둬웨이(多維)의 지난 2일 보도로 김 위원장 방러 가능성이 주목받은 바 있어 관측통들은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이 9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또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지난달 10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