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우원식 "적절치 않은 언급"
'당정 엇박자' 관측은 경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화 검토 발언에 대한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은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김 부총리의 발언과 온도 차를 나타냈다.
민주, '최저임금 차등적용 검토' 김동연 발언에 반대 기류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4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최저임금을) 지역별·업종별로 차등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할 수만 있으면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나라보다 큰 주(州)가 많은 미국에서는 주별로 따로 최저임금을 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땅이 좁지 않으냐.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아이디어 차원"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으나, 최저임금을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을 정부가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여당 원내대표가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동연 부총리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 검토 언급은 적절치 않다"며 "현재 최저임금 수준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260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야당 등이 요구하는, 최저임금 아래에 또 다른 최저임금을 만드는 차등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 전 원내대표는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도 지역별 차등 적용은 일본, 캐나다처럼 지역 격차가 큰 국가에서만 실시하고 있고, 산업별 차등 적용의 경우에도 최저임금보다 높게 정해서 노동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부총리의 답변은 다소 경솔한 면이 있다"고 했다.
민주, '최저임금 차등적용 검토' 김동연 발언에 반대 기류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문제는 지난 7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계기로 불거졌다.

주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반발하는 경영계에서 차등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여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는 현실화하기 어렵다.

다만 최저임금 차등 적용 문제를 두고 당정 간 엇박자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부총리가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밝혔는데 최저임금 차등 적용 검토 발언에 너무 무게를 싣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일일생활권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 적용은 신중하게 검토해보고 당정 협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 '최저임금 차등적용 검토' 김동연 발언에 반대 기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