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각기 다른 차에 탑승했던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백화원 도착 시에는 벤츠 오픈카에서 같은 차에서 내렸다.차량의 상석인 오른쪽에는 문 대통령이 앉았으며 김 위원장은 왼쪽에 탑승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남북 정상이 백화원으로 이동 도중 평양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픈카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하며 평양 시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카퍼레이드는 예정에 없었던 일정이기 때문에 북측이 예상 밖의 일정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한편 11시17분께 백화원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린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안내해 백화원 안쪽으로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오찬을 진행하고 오후에 1차 정상회담에 나선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경제협력 청사진 나오길"…보수 "실질적 진전 없어…북핵폐기 이뤄져야"사건팀 = 11년 만에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다시 만난 18일 시민·사회단체들도 성공적인 회담을 기대한다며 항구적 평화체제가 들어서기를 기대했다.이날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번 평양정상회담이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며 "특히 대북제재 속에서도 남북이 어떤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지 청사진을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박 사무처장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놓고 북미가 교착상태에 있는데 그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성훈 간사는 "지난 1·2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도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에 실질적으로 큰 진전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렇기에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나 평화체제 구축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조 간사는 "이번 방북단에는 기업인들도 대거 포함돼 향후 남북경협 사업 재개와 관련한 합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개성공단 사업 재개를 위한 여러 준비 과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회담 자체는 반기면서도 북한의 변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남북 정상의 대화는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북한의 도발은 없다고 해도 사실상 북한이 변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북한은 여전히 사실상 핵보유국이고 핵을 폐기하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핵 폐기 조처 없이 얼마나 평화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이어 "납북자와 핵 문제에 대한 해결이 없으면 종전선언도 '선언'에 그칠 뿐 실질적인 평화가 아니다"라며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한국자유총연맹 관계자는 "북미 대화가 막힌 상황에서 중재 역할을 하려고 (문재인 대통령이) 간 것이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지지하고, 기대도 하고 있다"면서" 다만 19일에 발표될 남북회담 합의 내용을 지켜봐야 연맹 차원의 성명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연합뉴스
박수·환호 대신 침착한 분위기남북 정상이 18일 평양 순양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손을 맞잡고 포옹하자 내외신 취재진 2천700여명이 모인 프레스센터에는 한동안 적막이 흘렀다.내외신 취재진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전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번째 만남을 지켜봤다.서울공항을 출발한 전용기가 오전 9시 48분 순안공항 상공에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오전 10시 5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행장에 나타나자 취재진은 역사적인 장면을 놓칠세라 일제히 고개를 들어 스크린을 응시했다.요란했던 노트북 타이핑 소리는 일시 정지됐고 바삐 오가던 사진·영상 기자들도 발걸음을 멈췄다.일부 기자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두 정상 내외가 서로 안고 손을 부여잡는 모습을 직접 촬영하거나 동료와 함께 화면을 배경으로 셀프 촬영을 하기도 했다.지난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두 정상이 처음 만났을 때 절정에 달한 긴장감이 풀리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대조적인 모습이었다.당시 취재진 중 일부는 감격한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과거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도 프레스센터에서는 늘 큰 박수와 함께 탄성이 터져나왔다.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나는 순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는 내외신 기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공항에 나와 김 전 대통령을 맞는 장면이 전해지자 취재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때는 노 전 대통령이 "분단의 벽을 허물자"며 MDL을 통과하자 취재진 사이에 박수가 터졌다.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은 전날까지 29개국 310개 언론사에서 2천707명의 언론인이 취재 등록을 마쳐 취재진 규모 면에서도 4·27 남북정상회담보다 못했다.4월 회담 때는 41개국 460개 언론사에서 2천850명의 언론인이 취재에 나섰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