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상황실 운영하듯 긴밀히 협의·소통하고 있어"
"비건 특별대표, 내주 공식업무 시작"…이른 시일내 한국 방문할 듯
조윤제 주미대사 "北, 북미대화 모멘텀 지속할 의사 확실"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로 북미 대화가 정체국면을 맞은 것과 관련해 "대화 모멘텀을 지속하겠다는 북한의 의사는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30일(현지시간)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또는 연기 발표에 대해 여러 관측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에 거듭 무게를 싣는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계획을 전격 취소한 이후 북미 관계가 '강 대 강' 대치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반박한 것이다.

조 대사는 "북측도 북미 관계 개선과 비핵화 협상의 지속이 없이는 대북 제재 완화와 경제 협력·발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어떻게든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비핵화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대화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 취소'를 발표한 지 1주일째를 맞았으나, "북한에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 문제에 대한 북측의 신중한 대응 노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상시 운영을 둘러싼 한미동맹 균열 우려에 대해서도 "국무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듯이 과장된 보도였다"면서 "한미는 '공동상황실'을 운영하듯 각급에서 긴밀한 협의와 소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화 장관-폼페이오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한미 외교·안보 수장이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으며, 주미대사관도 국무부와 백악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미 대화와 모멘텀을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북미관계 개선을 상호 선순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특히 국무부에서 북한 문제를 전담할 스티븐 비건 신임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호흡을 맞추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비건 특별대표와 전화로 인사를 나눴다"며 그가 다음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임명된 비건 특별대표는 폼페이오 장관에게서 거의 전권을 받아 북미 실무협상을 이끌게 된다.

그는 "터프하고 솔직하며 직선적인 성격"이라는 평가가 외교가에서 나온다.

비건 특별대표는 내주 업무 개시와 더불어 이른 시일 내에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방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순방에 북한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첫 만남에서 '종전선언'과 '핵 신고'를 내걸고 팽팽히 맞서는 북미 간 접점 모색이 가능할지를 중점적으로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 내에선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외교 라인은 종전선언 수용에 상대적으로 열려있으나, 존 볼턴 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안보라인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종전선언을 바라보는 이 같은 간극은 북미 협상 지체와 더불어 갈수록 벌어졌다.

평화협정과 달리 종전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상징성이 큰 데도 불구하고 북미 대화 정체국면에서 보수성향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균열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선뜻 수용하기 어려울 만큼 무게감이 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