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공석중이던 대북 포스트에 '중량급 인선' 평가
외교부 간부 "미행정부 대북진용 틀 잡아…협상 이제 실질 시작"
외교부 "비건 美대북정책대표 임명 환영"… 한미협의 추진


외교부는 스티븐 비건 미국 신임 대북정책특별대표 임명을 환영한다면서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간 통화 및 회담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24일 기자단에 배포한 비건 특별대표 임명 관련 '외교부 입장'에서 "지난 2월 이래 공석이었던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비건 포드 사(社) 부회장이 임명된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이어 "비건 부회장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국장, 미 상원의원 국가안보보좌관 등 직책을 역임하며 쌓아온 국가안보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그러면서 "한미 수석대표 간 통화 및 회담 계획은 확정되는 대로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통화 및 회담을 추진할 것임을 공개했다.

외교 당국자들은 1년반 가까이 공석이던 주한미국대사로 해리 해리스 전 태평양사령관이 임명돼 지난달 부임한 데 이어 한미 대북협의에 중요한 포스트인 대북정책특별대표직에 중량급 인사가 임명된 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스티븐 보즈워스(별세, 2009∼2011년 특별대표 역임), 글린 데이비스(현 태국 주재 대사, 2011∼2014년 역임), 성김(현 필리핀 주재 대사, 2014∼2016년 역임), 조셉 윤(은퇴, 2016∼2018년 2월 역임) 등 직업 외교관 출신인 전임자들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정치적 중량감 면에서는 전임자들을 능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건 특별대표가 행정부(NSC 국장), 입법부(상원의원 보좌관), 재계 등에서 두루 경력을 쌓았다는 점도 전임자들과는 다른 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비건 특별대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뿐 아니라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상대할 수 있는 중량급 인사라고 생각한다"며 "한미공조를 위해서 잘된 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부 국장급 간부는 "한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인물인 만큼 중량급으로 볼 수 있다"며 "비건이 공화당 전략가 중 한 명이면서 기업(포드 부회장) 경력도 있는데, 기업인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도 인선에 반영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또 "이제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진용이 갖춰지고 틀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며 "북미협상은 이제부터가 실질적인 시작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