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조리사 "상한 음식으로 조리 지시·계란 4개로 90명 국 만들기도"
'원생 90명 간식이 사과 7개' 부실급식 논란 유치원 적발
경북 경산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하고 부적정한 회계 집행을 하다 감사에 적발됐다.

8일 경북도교육청과 경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이 유치원은 원생들에게 급식이나 간식을 줄 때 권고량보다 적은 양을 제공하거나 식단대로 주지 않았다가 적발됐다.

경산교육지원청은 지난달 학부모 등의 요청으로 해당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벌여 급식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

유치원은 지난 4월께 원생 90여명에게 사과 7개로 간식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원생 1명이 11g 정도의 사과를 간식으로 먹은 셈이다.

비슷한 시기 급식 때 반찬으로 진미채를 제공하면서 적정량인 1인당 8g의 절반인 4g만 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인가받은 것보다 많은 학급을 운영하고 방과후 심화과정 등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거나 결산을 누락하는 등 부적정한 회계 처리와 정부 보조금을 일부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문제는 유치원에서 일하다 퇴사한 전직 조리사의 폭로로 알려졌다.

이 조리사는 유치원생 93명이 먹을 국을 조리하면서 계란을 4개만 사용하거나 유치원 원장이 상한 재료를 주면서 급식을 조리하라고 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경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감사에서 적발된 사항은 상응하는 행정조치를 하고 보조금 횡령 등은 경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별도 조치를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유치원에 다니던 원생들은 다른 유치원으로 옮겼고 일부 학부모들은 유치원 폐쇄와 원장 처벌 등을 요구하며 경산교육지원청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