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체복무제·성소수자·헌재-대법 통합 문제 등 질의
이동원 "다운계약서 작성, 정말 죄송하다"


여야는 25일 이동원 대법관 후보자를 상대로 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현안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보수성향을 띤다는 평가가 있는 이 후보자에 대해선 야당에서까지 "대법관으로 손색이 없는 분"이라는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이동원 청문회… 현안질의 집중·야당서 "대법관 손색없다" 평가도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이념 편향성과 도덕성 문제를 집중 공격했던 김선수 후보자(23일)의 청문회와 달리 대체로 정책 검증에 주력했다.

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양도소득세 산정 기준, 상속세법 사건 등에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결이 서로 달리 나와 국민이 혼란스러웠던 일이 있었다"며 "법조계에서는 헌재와 대법원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법원과 헌재가 해온 기능과 역할을 비춰보면 통합은 쉽지 않아 보이는 게 분명하다"며 "그러나 개인적 생각으로는 통합이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또 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대체복무제 도입과 관련한 이 후보자의 의견을 확인했고, 이 후보자는 "대체복무제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2016년 서울고법 재직 당시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제기한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의 재판장을 맡아 '위헌 정당 해산 결정의 효과로 소속 국회의원이 당연히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판결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통진당 전 의원들이 항소심 판결문의 논리와 (양승태 사법부의)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통진당 해산 검토 논리가 유사하다면서 재판 거래 의혹을 제기한다"고 짚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재판 거래가 아니다"며 "법과 양심에 따랐고, 국민 앞에 한치의 부끄러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동원 청문회… 현안질의 집중·야당서 "대법관 손색없다" 평가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현안질의에 가세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사회적 약자에 성 소수자, 장애인, 여성, 이주민, 북한 이탈 주민이 사회적 약자에 포함되느냐'고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보편적으로 봤을 때 장애인, 이주민 등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포함하는 것에) 동의하는데, 성 소수자는 모든 점에서 약자라는 것은 논의가 필요하지 않으냐"며 "퀴어축제에선 성 소수자가 약자가 아니라 일반 시민"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가 도덕성 면에서 큰 흠결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대법관으로 손색이 없는 분"이라고 평가했고, 박지원 의원은 "제가 15년간 재판을 받아서 다시는 법정에 서기 싫은데 이 후보자 같은 분에게 재판을 받아봤으면 할 정도로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자가 2001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을 놓고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이에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며 "이미 확정된 세금 처리가 끝나서 (세금을) 어떤 방식으로 내야 할지 알아보고 납부할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였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이틀 전 청문회를 마친 김선수 후보자가 이념 편향성 등의 우려로 대법관으로는 부적격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이에 "김선수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3일 내내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는 오전 10시 시작해 오후 5시 25분께 끝났다.

앞서 김 후보자와 노정희(24일) 후보자의 청문회가 같은 시각 시작해 오후 10시 전후로 끝난 것과 비교해 시간이 적게 걸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