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인도 순방서 '광장' 이명준 모델 만났다고 해"
도종환 "문대통령, 최인훈 훈장 추서 적극 제안"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4일 고(故) 최인훈 작가의 빈소를 조문해 영정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훈장 추서에 대해 의견을 주셨다"고 밝혔다.

도 장관은 이날 빈소에서 김병익 장례위원장을 만나 "대통령이 얼마 전에 인도에 갔는데, 거기서 '광장' 주인공 이명준의 모델이라고 할 만한 분을 만났다고 한다.

소설에 보면 이명준이 (중립국인) 인도로 떠나는데, 실제로 6·25 때 그쪽을 선택하신 분을 만났나 보더라.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어제 최 선생님이 돌아가셨다고 하니 훈장을 좀 적극적으로 드리면 좋지 않겠냐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문체부도 같은 입장에서 훈장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판단했고, 검토해 보니 아주 오래전에 훈장을 하나 받으신 게 있는데 보관문화훈장이어서 이번에 드리려면 금관을 드려야겠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인이기도 한 도 장관은 "최인훈 선생 소설을 참 많이 읽었다.

'회색인', '구운몽', '서유기' 이런 소설들은 굉장히 현학적·철학적인 소설들인데, 그런 데에 매료돼서 푹 빠져서 문학 공부를 했기 때문에 대학에서 직접 배우지 않았지만, 문학적 스승이라고 늘 생각해온 분"이라고 고인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어 "우리 문단의 큰 어른이시고 많은 문인의 스승이신데, 이렇게 가시게 돼서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다.

이젠 아프지 마시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시길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도종환 "문대통령, 최인훈 훈장 추서 적극 제안"
'최인훈 전집'을 낸 문학과지성사 이광호 대표는 도 장관이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사전행사인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을 이끈 것과 관련해 "최 선생님께서 병상에서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을 모두 보시면서 감개무량하다는 긍정적인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해야 해서 다 전하지 못했지만, 아주 기뻐해 하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병익 장례위원장은 "문학적 업적으로 보자면 최 선생의 업적이 크기에 그에 따른 서훈이 있으면 좋겠다고 혼자 생각했는데, 마침 이렇게 금관으로 추서한다고 해서 감사하다.

문인들이 소외감을 잘 느끼는데, 이런 기회에 포상해 문화계·문학계에 힘을 주셔서 고맙다"고 답했다.

소설 '광장' 등으로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최인훈 작가는 넉 달 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 23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도종환 "문대통령, 최인훈 훈장 추서 적극 제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