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공개된 북한 함흥 미사일 공장의 지난 4월1일(왼쪽)과 6월29일 위성사진. 공사가 진척된 정황이 뚜렷하다.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처
1일 공개된 북한 함흥 미사일 공장의 지난 4월1일(왼쪽)과 6월29일 위성사진. 공사가 진척된 정황이 뚜렷하다.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의심하는 미국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지난달 12일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벌이면서도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 제조공장을 건설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엔 워싱턴포스트(WP)와 NBC방송이 각각 ‘북한이 핵탄두와 미사일을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거나 ‘북한이 최근 몇 개월 새 농축우라늄 생산시설을 늘렸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 함흥 일대 미사일 공장의 외부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관련 대화를 하면서도 미사일 공장을 새로 지었다는 의미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사진을 판독한 제프리 루이스와 데이비드 슈멀러 연구원은 “지난 4월 말 남북한 정상회담 때만 해도 새 건물이 보이지 않았지만 5~6월에는 대부분 공사가 진척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했다.

함흥 미사일 공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방문해 고체연료 로켓엔진 생산을 독려한 곳이다. 아시아지역 미군을 공격할 수 있는 고체연료 탄도미사일과 미 본토 공격용 장거리 미사일 탄두에 사용되는 대기권 재진입체가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멀러 연구원은 “(공장 확장은) 김정은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일지 모른다”고 해석했다.

미들베리연구소는 함흥 미사일 공장 외에 북한이 인근에서 미사일 생산시설 두 곳을 더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중 한 곳에는 새로운 통행로가 뚫렸고, 다른 한 곳에선 시설 확장 작업이 이뤄졌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전날에는 WP가 ‘북한이 핵탄두와 미사일 수, 핵 시설의 유형을 속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미 국방정보국(DIA) 관리들이 미·북 정상회담 후 새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예컨대 미국은 북한이 핵탄두 65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북한은 이보다 훨씬 적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실제보다 적은 핵탄두만 신고할 수 있고, 이를 모두 폐기하더라도 실제로는 핵무기를 계속 보유할 수 있게 된다.

DIA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 역시 지금까지 알려진 영변 외에 강선(평안남도 천리마군 추정)에도 있으며 농축 규모는 영변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 NBC방송도 미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핵미사일 생산을 중단한 증거는 없지만 이들이 미국을 속이려 한다는 절대적인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지난달 2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의 영변 핵 시설에서 인프라 공사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