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7일 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등으로 피로가 누적돼 몸살 감기에 걸려 28~29일 잡힌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병가를 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공개 일정을 미루거나 공식석상에 불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주치의가 대통령께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며 “오전에 출근해 정상적인 집무를 보던 중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오후 일정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뒤늦게 문 대통령이 감기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은 24일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 사흘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갖가지 억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통상 월요일에 주재하는 수석·보좌관회의는 25일 열리지 않았고 26일에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6·25 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하려다가 기상 악화로 불참했다. 이날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만남까지 일정 문제를 이유로 취소하면서 한때 ‘제3차 남북한 정상회담설’ 등 각종 추측이 나왔다.

청와대는 다만 이날 오후 3시부터 예정됐던 규제혁신 점검회의 취소와 문 대통령의 건강 악화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10시께 문 대통령의 몸 상태를 모르고 회의 취소 건의를 했으며 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과 회의한 뒤 오전 11시30분께 최종적으로 회의 취소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의 준비 상황이 좋았다면 대통령께서 회의를 주재하겠다고 하셨을 것”이라며 “회의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고 판단해 회의를 취소한 것이지, 몸살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