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목 재선모임 정례화…뚜렷한 합의점은 못 찾아
모임 도중 김성태 혁신안 발표에 '반발'…의총 소집 요구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해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당 소속 재선 의원들도 18일 공개 모임을 하고 당 해체를 비롯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박덕흠 의원 주도로 성사된 모임에는 김기선·김명연·김선동·김진태·김한표·박대출·박덕흠·박맹우·박인숙·염동열·이완영·이채익·함진규·홍철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당내 재선 의원 32명 중 절반가량만 자리한 셈이다.

의원들은 당 쇄신 방안들을 쏟아냈다.

당을 해체해 무(無)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초선의원을 차기 당대표로 세워야 한다는 의견까지 스펙트럼은 종잡을 수 없었다.

의원들은 이날 한 차례로는 통일된 합의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주 월·목 오전 11시에 재선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박덕흠 의원은 모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재선들이 세대교체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1인이 독주가 아닌 다 같이 참여하는 변화와 혁신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재선들이 당권을 탐하지 않고 초선의원이 대표가 될 수 있도록 밀어주자는 데 상당수 의원이 공감했다"며 "당권을 생각하는 일부 중진들에게 엄중한 경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공개 모임에서 인적청산이나 비대위원장 인선 등은 비중 있게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남권 한 의원은 인적청산에 대해 "의원들은 똑같은 헌법기관이고 주민에 의해 선출된 사람이어서 (청산대상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거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도 "인적청산에만 시야가 머물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 복당파와 잔류파 등으로 나뉘어 당에 남아날 사람이 없다"며 "인위적인 청산보다는 21대 총선 공천을 통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 도중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발표한 '중앙당 해체'와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 등의 쇄신 방안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았다.

참석 의원들은 '비상상황에서 의원들 간 정보가 공유된 가운데 토론해야 한다.

공감대가 부족한데, 언론에 발표부터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덕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성태 원내대표가 상의 없이 결정한 부분에 대해서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 발언에서는 김한표·박인숙 의원이 '당 해체'를 수습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진태·박대출 의원은 "정체성을 담을 그릇의 문제이며, 한국당 고유의 이념·가치는 바꿔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정체성을 바꿔야 한다면) 민심이 이재명을 선택했으니 이재명 형수가 이재명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최근 의원총회에서 무릎 꿇고 사과문을 발표한 것을 주도한 것에 대해서도 "이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 있는 김 원내대표가 월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