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왼쪽부터) 이재준 백군기 은수미
염태영(왼쪽부터) 이재준 백군기 은수미
13일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는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슈퍼 기초자치단체’를 누가 이끌지에 관심이 모였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오후 11시 기준)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을 넘는 경기 수원·고양·용인과 경남 창원 등 4곳의 시장 선거에서 창원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수 96만 명으로 100만 명 클럽 가입을 앞둔 경기 성남에서도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다.

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원은 인구수(124만 명)로만 따지면 울산광역시(116만 명)보다 큰 도시다. 재선 현직 시장인 염태영 민주당 후보가 정미경 자유한국당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염 후보는 수원 최초의 3선 시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수원에서 18,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 후보는 수원 전문가를 자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고양시장 선거에선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낸 이재준 민주당 후보가 도시공학박사인 이동환 한국당 후보를 넉넉한 표차로 앞섰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백군기 민주당 후보는 용인시장 선거에서 현직 시장인 정찬민 한국당 후보와 맞붙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고른 지지를 받은 백 후보가 정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비(非)수도권 기초단체 중 유일하게 인구 100만 도시인 창원에서는 각각 경상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허성무 민주당 후보와 조진래 한국당 후보가 힘을 겨뤘다. 허 후보는 김두관 경남지사 시절에, 조 후보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경남지사였던 시절에 정무부지사였다. 허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다. 안상수 현 시장은 한국당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했지만 두 후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성남시장 선거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성남은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시장을 지낸 곳이다.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은수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이 박정오 한국당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다. 은 후보는 19대 국회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를 지낸 전직 의원이다. 선거전에서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 출신은 광역단체장급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관례를 깨고 수도권 기초단체장에 도전하는 ‘하향 지원’ 추세가 두드러졌다. 광역시 못지않은 인구와 세수를 자랑하는 이들 슈퍼 지방자치단체는 특례시 승격을 요구하고 있다.

기초단체가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의 중간 형태인 특례시로 승격되면 세수가 더 늘고 자치권도 확대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후보들은 지방선거 유세 기간 동안 특례시 승격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며 선거전을 펼쳤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