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총참모장 리명수→ 리영길 교체 추론속 北당국, 확인은 안해
김정은 싱가포르 수행 통해 노광철 인민무력상 임명 첫 확인돼


최근 경질설이 제기됐던 리명수 북한군 차수(대장 위 계급)가 건재한 것으로 11일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로 가기 위해 10일 평양에서 출발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리명수를 포함한 공항에 배웅나온 당·정·군 고위간부들의 이름을 공식서열 순으로 호명했다.
경질설 리명수 북한군 차수,김정은 싱가포르행 배웅서 건재 확인
통신은 "역사적인 외국 방문의 길에 오르시는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를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인 김영남 동지, 최룡해 동지, 박봉주 동지와 노동당 정치국 성원들인 양형섭 동지, 리명수 동지, 김수길 동지, 리영길 동지, 박광호 동지, 김평해 동지 (이하 생략) 등이 환송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이 언급한 '정치국 성원'은 노동당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을 지칭한다.

정치국 성원인 리명수는 배웅나온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중에서 양형섭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됐다.

이런 보도를 근거로 보면 리명수는 당 정치국 위원의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 평양 출발 사진을 보면 리명수는 여전히 북한군 최고 계급인 차수 계급장을 달고 있다.

더욱이 리명수는 김정은 위원장을 배웅나온 북한군 간부 중에서 맨 앞에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리명수의 뒤로는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과 최근 리명수의 후임으로 군 총참모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 리영길 대장이 자리 잡았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3일 서울발로 리명수가 군 총참모장 직위에서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 정보 당국도 리명수 교체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그렇다면 리명수는 김수길과 리영길보다 왜 앞줄에 섰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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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의 소식통은 "차수 계급장을 유지한 채 군복을 입고 공식행사에 등장한 것으로 미뤄 리명수가 여전히 총참모장직을 수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공로가 많은 군 원로여서 총참모장직을 리영길에게 넘겨준 뒤에도 차수 계급장과 노동당 정치국 위원 자격은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도 "리명수가 총참모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그가 앞줄에 선 것은 원로를 배려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관측이 나오지만 북한은 아직 리명수가 총참모장직에서 물러났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올해로 만 84세인 리명수는 1997년부터 10년간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지내며 북한군의 '브레인'으로 통했으며, 2007년에는 국방위원회 행정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전까지 '가신' 역할을 했다.

이 같은 경력 때문인지 리명수는 2013년 2월 인민보안부장을 끝으로 은퇴한 지 3년 만에 총참모장으로 재기용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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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을 수행하는 인사들을 호명하며 노광철을 '인민무력상'(국방부 장관 격)으로 소개했다.

북한이 노광철의 인민무력상 임명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매체들은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 소식을 보도하면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김정각에서 김수길 전 평양시 당위원장으로 교체된 사실을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