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학년부터 영어 배워도 문제없게 지원…1수업2교사 확대"
"장애인학교 3곳 임기 내 완성…세종문화회관 등 학생 무료이용 추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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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는 이제 회피할 수 없는 국민적 의제가 됐다"면서 핵심 고교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그는 친환경무상급식 확대에 이어 초·중·고등학생이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새로운 '무상공약'도 내놓았다.

조 후보는 8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된 '서울교육청 기자단 초청 교육감 후보 정책발표회'에서 핵심공약·구상을 공개했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간 견해차가 가장 큰 분야 가운데 하나인 '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 문제에 대해 조 후보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서 외고·자사고 설립근거를 삭제해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며 "혼란을 막기 위해 일반고 전환 경과규정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국가교육회의에서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선 (자사고) 학생 선발방식부터 추첨제로 바꾸겠다"면서 "일반고로 전환 중인 또는 전환한 학교에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조 후보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워도 문제가 없도록 원어민교사를 원하는 모든 공립학교에 배치하는 등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부터 전면 금지된 초등 1~2학년 영어수업을 '놀이방식'으로라도 부활시키겠다는 박선영·조영달 후보와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먼저 '1수업 2교사제'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후에는 학교별로 학습지원전문교사를 배치하고 학습지원부서를 설치하며 나아가 25개 자치구와 연계한 '서울학습도움센터'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는 서울학생 기초학력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경쟁후보들로부터 계속 제기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장애인 특수학교와 관련해서 조 후보는 현재 시교육청이 설립을 추진 중인 3개 특수학교를 2번째 임기 내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중랑구에 들어설 예정인 동진학교 부지가 2년 넘게 정해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중랑구와 협의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선거 후 부지확보부터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는 7개 자치구에 특수학교를 짓는 문제에는 "필요하다면 짓겠다"고 과거보다 다소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작년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과 관련해 주민 반대가 극심해 논란이 되자 "특수학교가 없는 모든 자치구에 특수학교를 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조 후보는 "현재 추진 중인 3개 특수학교가 건립되는 것을 전제로 지역별 특수학교 분포와 소규모 특수학교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유권자 밀착형' 공약도 내놨다.

우선 조례를 제정해 초·중·고교생이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등 공공문화예술시설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현재 중3 대상으로 이뤄지는 협력종합예술교육을 초등학생과 고등학생까지 확대해 실시하겠다고 했다.

자녀 코딩교육을 원하는 학부모를 위한 코딩교육 지원, 녹색어머니회 참여가 어려운 학부모를 위한 특별대책, 고교와 사립초까지 무상급식 확대 등도 공약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유사하게 시민 10만명이 요구하면 교육감이나 교육청이 답변을 내놓는 '시민청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날 조 후보는 경쟁자인 박선영 후보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모집 확대 등 공약이 과거지향적"이라고 비판했다.

조영달 후보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 교육을 어떻게 실현할지를 두고 저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조영달 후보의 '과학고·과학영재학교 위탁교육기관 전환' 공약을 언급하며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희연 후보는 공약 이행방안을 찾을 수 없다는 지적에는 "새로운 정책은 신중하게 도입하고 기존 정책을 이어가려고 하는 데도 예산이 엄청나게 들더라"면서 "공약 이행·실행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