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불신' 걷어내며 다시 대화테이블 다가설 듯
북미 양측 실무준비 착수…'비핵화 로드맵' 간극 좁히기가 관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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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섰던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 쪽으로 다시금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26일 극비리에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남북정상회담이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사흘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한 문 대통령은 시의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중재외교를 편 것으로 관측된다.

회담 최소사태까지 빚으며 치열한 막판 기싸움을 전개해온 북미는 문 대통령의 중재를 계기로 다시금 대화테이블에 다가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기의 담판'으로 평가돼온 북미정상회담은 불과 3주도 안남긴 시점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4일 갑작스러운 무상 통보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하다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회담 개최 희망' 담화, 트럼프 대통령의 '환영 트윗'과 회담 재성사 가능성 언급 발언이 이어진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이 하루만에 무산에서 재성사 쪽으로 급선회하는 흐름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좌초 위기를 맞았던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궤도에 올리는 중요한 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북미정상회담의 재성사 가도에 더욱 청신호가 켜졌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남북 정상 간 대화 내용이 아직 공개되진 않았으나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열리는 좋은 사인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북미가 다시 정상회담 개성사를 위해 물밑 조율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정상회담을 되살리는 것에 관해 북한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맞물리면서 남북정상회담 결과는 북미정상회담을 복원하는데 '순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도 두 정상이 회담에서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주목해볼 대목은 북미 정상이 다시금 신뢰를 갖고 대화에 임하도록 문 대통령이 중재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태도변화에 대한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예정대로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이미 '유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설명하고 김 위원장이 신뢰감을 갖고 북미대화에 임하도록 권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미국측을 맹비난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가 이번 회담 무산의 직접적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양측간 앙금을 털어내고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에 대해 문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도 있다.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는 문 대통령이 최대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간극'을 좁히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경제 보상 등을 큰 틀에서 일괄타결하는 '트럼프 모델'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김 위원장에게 소상히 전달했을 것으로 보이고 김 위원장도 이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핵화 로드맵'을 놓고 김 위원장이 어떤 구상을 내놓았는지가 관건이다.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재확인, 이를 입증하기 위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을 요구해온 가운데 북한이 이에 어느정도 부응할지, 그리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지에 회담의 최종 성사 여부가 달렸다는 점에서다.

앞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단지 싸구려 정치적 곡예를 하려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하고 실제적이며 실질적인 해법을 얻길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일괄타결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밝힌 것이 접점 마련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 비핵화-후 보상'을 골자로 한 리비아 모델과 선을 그으며 그 대안으로 제시한 '트럼프 모델'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큰 틀에서 북미가 핵 폐기와 체제보장 조치를 일거에 맞바꾸는 '빅딜'로 가되, 비핵화 절차에 드는 물리적 시간을 감안해 단계적 접근의 성격을 가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제1부상도 지난 24일 담화에서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날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중재카드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개최되는 쪽으로 최종 확정되면 당초 이번 주말로 예정됐던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실무접촉'이나 그 후 점쳐졌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고위급 대화 등도 재개될 가능성도 재기된다.

이와 관련해 6·12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가능성에 대비해 백악관 실무진이 이번 주말 싱가포르를 향해 출발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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