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잇단 비난…"문제해결 마지막 기회 차던지는 격 될 수 있어"
北매체 "美 인권압박, 대화 상대에 대한 무례의 극치"
북한 매체들이 15일 미국의 북한 인권 문제 지적을 강하게 비난하며 이로 인해 정세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대화 상대에 대한 용납 못 할 도발'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런 입장을 냈다.

이 신문은 미 국무부가 최근 북한 인권 관련 성명을 발표한 것을 거론하며 "대화 상대에 대한 오만무례의 극치로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국무부의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성명을 내고 북한 인권유린 실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최대 압박 작전을 펼쳐가는 동시에 책임이 있는 자들의 책임을 지속해서 물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신문은 "미국이 불신으로 가득 찬 조미(북미)관계 문제를 대화로 풀 생각이라면 상대에 대한 안목을 넓히고 상대를 존중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며 "미국이 도발적인 반공화국 인권 소동에 매달리는 것은 대화와 평화의 흐름을 대결과 긴장 격화의 원점으로 되돌리고 모처럼 찾아온 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를 제 발로 차던지는 격으로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날 '조선(북한)과의 인권대결은 승산이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미대화를 앞두고 케케묵은 대조선 인권 소동을 또다시 벌려놓고 있는 미국의 기도는 합법적인 주권국가인 조선의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공공연한 유린"이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이어 "미국은 모처럼 마련된 좋은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어리석은 놀음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화를 앞두고 호상(상호) 존중과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논평에서 미국의 '인권소동'을 비난하며 "미국은 상대가 누구인가를 똑바로 보고 코만 떼울(무안을 당할) 어리석은 짓,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놀음에 매달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도 대세를 똑바로 보고 올바로 처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민족끼리', '조선의 오늘', '메아리' 등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들도 최근 미국의 대북 인권압박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거의 매일 내보내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대미 비난은 내달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권 문제를 의제화하지 않도록 사전에 견제구를 날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