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에도 폐암 등 혐오성 사진 부착 논란
복지부 14일 전자담배에 폐암 사진 부착 시안 발표 후 의견 수렴
인과관계 입증 과학적 자료 없는데 일반담배와 같은 규정 적용
독일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 발암물질 일반 담배보다 80~99% 적은 것으로 나와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 타르 유해성분 분석 6월까지 내놓을 예정
국회에서도 “과학적 근거없이 일반담배와 같은 경고성 그림 적용은 과잉규제” 지적
전자담배 흡연자들은 “담배피는 사람이 봉이냐” 며 혐오성 사진 부착에 불만


오는 14일 궐련형 전자담배에 폐암 등의 경고성 사진 부착 시안 발표를 앞두고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폐암 유발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다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발암물질이 일반 담배 보다 80~99% 가량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음에도 일반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국회에서도 ‘과잉 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14일 궐련형 전자담배에 경고성 그림을 부착하는 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일반 담배에 부착했던 경고성 그림 외에 이번에는 ‘히츠’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폐암 사진 등을 넣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중독위험’을 알리는 주사기가 흡연 경고성 그림으로 들어가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체 담배의 경고성 사진을 새로운 내용으로 교체하면서 궐련형 담배의 사진도 내놓을 예정”이라며 “발표 이후 행정예고를 하고 최종 고시변경까지 각계의 의견수렴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과 관련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사를 진행중이며 이르면 다음달까지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타르 내 10개 유해성분 함유량이 일반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에 각각 어느정도 들어있는 지 파악하는 조사다. 식약처 관계자는 “담배 성분의 핵심이 니코틴과 타르인데 궐련형 전자담배는 타르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주장이 있어 어느 정도의 타르를 함유하고 유해성분은 얼마나 들어있는 지 조사주이면 6월까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에 앞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검사를 진행한 독일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발암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80~99% 적다는 결과를 내놔 논란을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 9일 독일 연방 농림식품부 소속 ‘독일연방위해평가원’(Germany Federal Risk Assessment Institute)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 물질을 연구한 결과, 일반 담배보다 주요 발암물질인 알데히드는 80~95%,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97~99% 적게 배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독성학적 위험을 평가하는 전략과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했으며, 세계적 독성학 저널인 ‘Archives of Toxicology’에 게재됐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의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조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담배와 동이하게 혐오성 그림을 부착하는 데 대해 국회에서는 ‘과잉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1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웅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해성 입증이 안 됐고 일반 담배보다 훨씬 덜 유해하다고 하는 결과도 많은데 비례성의 원칙에 맞지 않는 과잉규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반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옮겨 간 흡연자들 사이에서도 “담배피는 사람이 봉이냐”는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7월 궐련형 담배로 갈아탄 40대 직장인 A씨는 “궐련형으로 바꾼 뒤 몸에서 냄새도 안나고 흡연 다음날 컨디션도 한결 나아졌는데 유해성을 과학적으로 따져보지도 않고 혐오성 그림을 부착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