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행사도 위축 분위기…주최측 마스크 배부 고심
'미세먼지 나쁨 예보에…' 어린이날 바깥나들이 비상
"어린이날 아이 데리고 나가는 것도 날씨 눈치를 봐야 하네요"

3살 아들을 둔 이지현(28·여)씨는 어린이날 놀이공원에 놀러가려다가 미세먼지 예보를 보고 취소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 건강이 걱정돼서다.

그는 "사람이 붐비더라도 날이 날인 만큼 놀이공원에서 재밌게 보내려고 했는데 미세먼지가 심할 거라고 해서 그냥 취소했다"며 "다른 부부들과 실내 키즈카페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되자 바깥나들이에 나서려던 시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어린이날인 5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강원 영서·충북·전북·경북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도가 나쁨(미세먼지 81㎍/㎥ 이상·초미세먼지 36㎍/㎥ 이상)일 경우 장시간이나 무리한 실외 활동을 제한하는 게 좋다고 국민안전처는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린이날을 맞아 열릴 인천 내 야외 행사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주최 측은 참가율이 저조할 것을 우려하면서 대안을 고심하고 있다.

어린이날 오전 인천시 계양구 경인교대에서 '2018 어린이날 큰 잔치'를 열 예정이던 전교조 인천지부 측은 마스크를 배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이 대학교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비눗방울 놀이, 열쇠고리 만들기, 미로 탈출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하게 돼 있지만, 건물 대관이어려워 당장 실내 행사로 대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행사를 주최하는 전교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휴교령에 준하는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지면 행사를 아예 취소할 것"이라며 "예보된 것처럼 나쁨 수준일 경우 자원봉사자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거나 준비해오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남구 석암초 운동장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열 전교조 초등동부지회와 전교조 초등남부지회도 당장 행사를 취소하기는 어렵다며 마스크 배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전교조 초등동부지회 관계자는 "어제 미세먼지 예보 기사를 보고 장소를 빌려주는 초등학교 측과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지원금이 없는 행사여서 행사에 오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마스크 배부를 해야 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