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주기보단 더 많은 궁금증 남겨…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생각 안 밝혀져"
"文대통령, 5월 10일 워싱턴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 회담 결과 설명 예상"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8일(현지시간) 연내 종전선언과 비핵화 원칙에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한 해 동안 이어져 온 한반도 주변의 위기 상황을 해소하는 중요하고 긍정적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이날 워싱턴 조야에 보낸 소식지에서 "이번 회담이 보여준 긍정적 분위기와 핵무기와 미사일 시험을 중지한 북한의 움직임도 환영받을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하지만 이번 회담은 지금까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기보다는 더 많은 궁금증을 남긴 것도 사실"이라며 "회담을 통해 한반도에서 더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는 뚜렷한 합의가 남북 간에 이뤄졌지만,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미국과 같은 시각(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 폐기)을 가졌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담이 비록 낙관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 즉 이번에는 핵을 완전히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가로 제재 완화나 에너지 제공을 요구할 것인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빅터차 "남북정상회담, 한반도 위기 해소 긍정적 첫걸음"
차 석좌는 또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조건으로 동맹인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보장이 약화할 것인지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대한 대가로 경제 원조와 에너지 지원을 받으면서 핵무기를 계속 소유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여전히 믿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완화된 긴장과 한반도 평화체제 선언을 위기 회피책으로 보고 대북 군사 옵션을 고려하려는 미국 매파 인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과 남한은 이번 기회를 통해 제동을 걸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만일 미국이 북한에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이면, 이는 미국이 꺼리는 한반도에서의 '동맹 이탈(decoupling)'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차 석좌는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1주년이 되는 5월 10일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 그는 "남북정상회담에 점수를 매긴다면, 분위기의 측면에서는 A를, 그리고 내용적 측면에서는 B+(평균 이상)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