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한국 화답행보 취해야"…러 의회 "6자회담 참가국 집단행동 결과"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발표에 러시아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21일(현지시간) 공보실 명의의 논평에서 "20일 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의로 확증된 핵·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장 사용 중단에 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결정은 한반도 긴장의 추가적 완화와 동북아 정세 정상화와 관련한 긍정적 흐름의 공고화를 위한 중요한 행보라고 간주한다"고 평가했다.

외무부는 이어 "미국과 한국이 역내 군사적 활동 완화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북한과의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 달성을 지향하는 적합한 화답 행보를 취하길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세가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한반도 문제의 '로드맵'(평화적·단계적 해결방안)의 궤를 따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만족스럽게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의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발표는 "긴장 완화의 기회"라고 환영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이 전했다.

의회도 환영 입장을 표시했다.

러시아 상원 콘스탄틴 코사체프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늘의 뉴스다.

어쩌면 올해의 뉴스일지도 모른다"면서 "김정은 북한 지도자가 핵·미사일 프로그램 완성과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주변 세계와의 평화적 협력태세에 대해 선포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발표 의미와 관련 "북한이 실제로 운용 가능한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했을 수 있다는 나쁜 면도 있지만 좋은 면이 더 많다"면서 "1~2개월 전만 하더라도 핵 충돌 문턱까지 고조됐던 긴장이 완화될 기회가 생겨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미국, 일본 등도 이번 소식에 환영을 표시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도 긍정적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 진전은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5개국의 집단적 행동의 결과로 가능했다"면서 "6자회담 참가국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었으며,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과 대화 채널을 유지한 것도 미국이 북한을 지상에서 쓸어버리겠다고 공개적으로 협박한 것 못지않게 중요했다"고 주장했다.

코사체프는 그러면서도 이번에 발표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만으론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주변 세계와의 협력 전술이 아니라 전략 수정을 확인시키기 위해선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전면적 협력 재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와 러시아를 포함한 이웃 국가들과의 협력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동시에 "한반도 상황의 정상화를 위해선 북한의 독자적 발전에 관한 주권 인정, 개입을 통한 북한 정권 교체 위협 중단, 북한 국경 인근에서의 군사활동 중단, 북한과의 정치적 대화 복원 등을 포함한 미국 측의 신속하고 과시적인 화답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원 국방위원회 프란츠 클린체비치 위원도 "북한 지도자의 성명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는 아주 어려운 국제상황에서도 분쟁 당사자들의 이익을 훼손하지 않고 출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또 한 번 확인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하원 유리 슈비트킨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올바른 결정이며 당연히 우리는 이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상응 행보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 외무부 "北 핵실험 중단 발표, 긴장 완화위한 중요한 행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