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영업자 대책을 내놓으면서 3선 도전을 위한 첫 세부공약을 발표했다. 같은 날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쟁자인 박 시장이 시정에 무뎌졌다며 미세먼지 문제 등 현안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15일 '서울페이(Seoul-Pay)'를 도입해 자영업자들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서울페이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계좌이체 기반의 지급결제 플랫폼이다. 중간에 금융사를 끼지 않고 서울페이를 이용해 서울시 예산, 보조금 등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박 시장의 계획이다. 서울페이가 일반 소비자까지 확대되면 자영업자들이 신용카드 연회비·가입비, 단말기 설치비용, 통신료(VAN 수수료)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가 올해 초 진행한 '소상공인 신용카드 수수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용카드 수수료는 소상공인 영업이익의 3%~최고 50%를 차지하고 있다. 박 시장 측은 "경기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고, 서울살이를 힘들어하는 자영업자의 아픈 속을 긁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자영업자, 청년을 포함한 직능별·세대별 공약을 차차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페이' 이외에도 영세 자영업자가 아파서 입원하면 최대 15일 동안 소득 지원을 하는 '서울형 유급병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유급병가 1일당 서울시 생활임금인 7만3886원, 최대 110만8290원을 지원한다. 또 폐업이 바로 가계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1인 소상공인의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20%를 서울시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급격한 임대료 인상으로 쫓겨날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에게는 상가 매입비를 장기 저리로 최대 80%까지 빌려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같은 날 박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화견을 열고 박 시장의 미세먼지 문제 대처에 대해 지적했다. 박 의원은 "시민들이 품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박 시장이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지난 13일 JTBC 서울시장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미세먼지 수치가) 좋아지긴 했다'라고 발언한 관련해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2002년 40㎍이었으나 2017년 현재 25㎍으로 총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발언의 취지'라고 추가설명을 한 것에 대해 "순간적인 면피를 위해 토론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2002년 수치부터 이야기했다는 것은 시정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고, 시장을 오래 해서 너무 무뎌졌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정확하지 못한 데이터를 갖고 현역시장으로 해선 안 되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반드시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시민에게 책임을 다하는 도시정부 구현을 위한 약속'이라는 제목의 공약도 제시했다. 우선 분권형 도시정부 구현을 위해 실·국·본부장급에게 예산과 인사운영의 자율성·책임성을 부여하고, 인사운영위원회의 운영을 내실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임기 내 실·국·본부장급의 30%에 여성을 기용하고, 평가제도를 단순화해 직원들의 평가 관련 업무를 과감히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